UPDATED. 2022-05-20 17:40 (금)
집값이 올라야 집값이 안정된다?
집값이 올라야 집값이 안정된다?
  • 김재호
  • 승인 2021.09.17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안 읽기_『집값은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이상현 지음 | 한울 | 320쪽

개인 소득 늘어나고 경제 성장하며 주택 구매역량 상승해
가수요로 인한 불로소득 혐오해도 집값 문제 해결 못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집값을 잡지 못하고, 측근들이 부동산 문제로 낙마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은 ‘개미지옥’으로 불렸다. 이상현 명지대 교수(건축학)는 “2021년 2월까지 부동산 대책은 25차에 걸쳐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라며 “정부 대책의 횟수가 늘어나는 데 톡톡히 역할을 담당한 것은 ‘핀셋’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핀셋 전략은 꼭 필요한 부분을 콕 집어서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핀셋 전략은 풍선효과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문제는 부동산 대책의 효과다. 그런데 야당이나 미디어에선 효과와 부작용을 구분하지 못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프레임을 짜지 않기 위해 부정적인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2020년 8·4 대책(공급 위주), 2021년 2·4 대책(규제와 공급의 균형), LH 공사 투기 사건 등 일련의 대책과 사건들, 집값 문제는 “전체를 조감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제언이다. 

이 교수는 제1장 ‘집값 문제를 보는 조감도’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설명한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구와 가구 수 △인프라 △유동성 △법제도,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토지 △건물이 있다. 토지와 건물은 분양과 임대로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 교수는 “조세는 유동성과 관련이 있고, 공급은 국가균형발전과 관련이 있다”라며 “대출을 늘려서 집 수요를 늘리는 일은 장기적으로는 유동성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유동성은 경제학 용어로 자산을 현금화 가능한 정도를 가리킨다.  

집값 문제는 수요·공급 차원에서 전체를 조감해야

2020년 집값 상승은 전국민을 들썩이게 했다. 이에 대한 요인으로 이 교수는 네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 수요 증가다. 둘째, 공급 감소다. 셋째, 가수요 표출의 시작이다. 가수요 표출은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고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주택 구매 역량이 늘어난 것을 뜻한다. 넷째, 공급 독점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따져 물량 공급을 회피했다. 네 가지 중 셋째 요인이 문제였다. 가수요는 정부에 의해 억제되지 못했고, 공급 독점과 감소로 집값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책의 제5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집값 대책’은 두 가지 방향에서 대안을 언급한다. 이 교수는 “하나는 규제를 통해서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에 부응해서 공급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자산이 있는 자들의 가수요가 개입하면 수요·공급의 기본 원칙은 달라진다. 가수요로 수익이 창출되어야, 즉 집값이 상승해야 집값은 안정된다. 

이 교수는 정부와 야당에 대한 양비론을 넘어 대안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단기적 처방: 가수요에 대한 대응 △장기적 대책: 국가균형발전으로 서울 집중을 해소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 문제는 가수요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불로소득이라고 간주하는 정부의 혐오증이다. 이 교수는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은 불로소득 중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눈에 보이는 피해를 주는 불로소득이기에 쉽게 혐오할 만하다”라며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혐오가 가수요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토마 피케티 파리 경제대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중산층이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려가는 건 전형적인 일이라며, 가수요 시장을 인정하자고 제언한다. 

‘개미지옥’ 부동산 실책…가수요 대응으로 해결 가능

아울러, 가수요로 인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 공급용 토지 확보와 세부 시행 계획으로 아파트를 필요할 시기에 필요한 만큼 공급하도록 할 수 있다. 잠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해도 앞으로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믿음과 공감이 생긴다면 가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은 살아가는 곳인가, 재테크를 위해 사야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물음에 이 교수는 “여러 가지 전제적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서울에 복작거리며 사는 사람들이 10년 후 집값이 많이 오를 거라 기대하면서 하루하루를 남루하게 사는 동안,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좀 더 풍요로운 삶을 기대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집은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더 중요한 건 아닐지 고민해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