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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필링스
마이너 필링스
  • 이지원
  • 승인 2021.08.20 14:5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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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박 홍 지음 | 노시내 옮김 | 마티 | 276쪽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건 내 피해망상일까?

캐시 박 홍은 한국계 미국 이민자 2세대로, 미국에서 나고 자라 교육받고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캐시는 어느 순간 문학인으로서 자꾸만 좌절당하고 삭제당하는 현실이 ‘작품이 부족해서가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아시아인으로서 살아온 경험을 시로 쓰면 “또 인종 얘기”냐며 혹평받고, 자본주의, 세계화, 환경처럼 ‘진짜 중요한 얘기’를 다루면 그건 ‘비백인’에겐 어울리지 않는 소재라며 다시금 ‘인종 이야기’를 하라고 권유받는 모순적인 현실이 선명해진 것이다. 의심은 분석으로, 분석은 분노로, 분노는 제자리 찾기로 이어지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첫 결과물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보이지 않는 차별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 그는 ‘나는 누구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이 작업이 간단치가 않다. 그는 자신의 평생뿐만 아니라 수백 년의 역사에 묻혀 있던 사건을 파고 들어야 한다. 

 

나를 만들어온 ‘감정들’ 파헤치기 

아시아인이어서, 여성이어서 당한 차별의 감정들을 결산하다 

‘마이너 필링스’(minor feelings)는 직역하면 사소한 감정이겠지만, ‘마이너리티’의 사회적 맥락과 깊게 체결돼 있으니 ‘소수적 감정’으로 옮길 수 있다. 어쩌면 ‘소수자’로 분리되고 지목된 사람들이 안고 사는 불안과 짜증, 수치심과 우울감은, 음악용어를 빌리자면 단조(minor)의 감정이기도 하다. 

캐시는 이 책을 일곱 개 장으로 쪼개고 글을 조각내 썼다. 통으로 쓰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주제 사라구마의 『눈 먼 자들의 도시』처럼 눈을 감아도 백색의 시선이 끈질기게 달라붙는 미국 사회에서 캐시가 아시아인 여성으로 살아온 시간은 일관되고 정연하게 서술될 수 없는 것이었다. 

외면, 삭제, 침묵, 공허한 낙관이 뒤엉킨 인종차별은 한 개인의 삶 깊숙이 들어와 “놀랍도록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삶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는 ‘감정들’로 박혀 든다. 두려움, 슬픔, 수치심, 강박, 무기력, 짜증의 ‘마이너한 감정들’은 개인의 평정을 무너뜨리고 끝없이 좌절하게 한다. 그것이 마침내 외부로 표출되면 적대, 배은망덕, 시샘, 공격성으로 해석되어 급기야 백인들은 “도가 지나치다”며 캐시의 경험과 감정을 폄하한다. 

 

내가 받은 상처뿐만 아니라 

내가 남에게 준 상처에 관해서도 쓸 수 있을까? 

백인은 아시아인이 ‘백인의 다음 차례’라면서, 성실하고 근면하며 권리를 내세우거나 욕심 부리지 않는다며 아시아인을 칭찬해왔다, 이민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물론 아시아인이 기업이나 정치, 문학계 최고 자리에 앉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인은 어떤 정체성을 갖게 될까? 어떤 정체성을 인정받을까? 

“너희들은 여기 있으면 안 돼, 빨리 나와! 이제는 저것들이 사방에 퍼졌구만.” 동네 공용 수영장에서 노는 아시안 아이들에게 한 백인이 다가와 소리치며 한 말이다. 

“난 절대 중국인한테는 문 안 잡아줘!” 백인 남성이 쇼핑몰 로비 문에서 황급히 손을 떼며 아이들에게 내뱉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인’은 어떤 의미일까? 아시아인들 사이에 퍼져 있는 흑인에 대한 혐오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캐시는 이 혼란을 인정하고 생각하길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내가 받은 상처뿐만 아니라 내가 남에게 준 상처에 관해서도 쓸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을까? 죄책감은 상대에게 용서를 요구하고 따라서 이기적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내가 속한 사회가 나를 모른 척한다면, 

내가 그 사회를 설명해주겠다 

무엇이 ‘아니라는’ 이유로 존재의 삭제 또는 축소를 경험하는 수많은 소수자들이 수없다.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는 질문 앞에 작아지는 여성들, “하필 설 연휴에 지하철에서 시위를 해가지고”라는 부당한 비난을 당하는 장애 인권 운동가들, “성소수자 축제를 안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말에서 한순간 공공의 장소에서 추방당한 성소수자들. 그들, 아니 우리 안에서 ‘소수적 감정’이 자라고 있다. 얼마만한 크기일까? 어떤 모양일까? 『마이너 필링스』를 ‘이민자 2세대’의 자전적인 글로만 협소하게 본다면, 우리에게 던지는 이 질문을 놓치고 만다. 지금 이 시대의 변화와 퇴행 모두를 관통하는 개념인 정체성과 교차성, 그리고 감정이 개인과 역사, 개인과 정치, 개인과 문학 사이에서 어떻게 얽히고설키는지 이 책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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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8-21 17:01:39

중남미.필리핀에 걸쳐 더 광범위한 세계종교로 확장). 세계4대 발명품 중국의 종이,화약,나침판,인쇄술. 근대세계의 지배세력 서유럽. 2차대전후의 UN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 2차대전이후 군사력분야 세계최강 미국.미국 $화는 세계에서 가장 선호되는 기축통화.



미국.유럽의 공자학원 배척, 중세 이슬람에 대한 십자군전쟁, 신구교도 갈등, 유태인박해, 인도의 불교신자 천민계급, 이슬람의 타종교 배척, 일본의 기독교배척등을 보면, 이 문제는 인류공통으로 십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같습니다.



UN은 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의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제도와 회원국의 다수결로 움직이는 다자주의 외교무대.



윤진한 2021-08-21 17:01:02

중국백신이라함.코로나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는, WHO등에서 정확히 자료제출한적 없음. 미국,중국,이탈리아라는 여러설이 있으나, 확정적 단서는 없음. 코로나이후 동아시아 유교국가(중국,한국,베트남,몽고 싱가포르,대만)들은 방역에 잘되고, 미국.서유럽환자가 많은걸 보면, 트럼프가 중국에 덮어씌우고, 미국.호주같은 나라가 유난을 떠는것 같음.

세계역사 변하지 않음. 세계 최초의 대학 중국 태학.국자감(베이징대로 계승),서유럽의 볼로냐.파리대, 한국사 성균관(성균관대). 동아시아 세계종교 유교(하느님,공자숭배),서유럽 세계종교 로마가톨릭(하느님, 예수숭배. 서유럽에서 중남미.필리핀에 걸쳐 더 광범위한 세계종교로 확장). 세계4대 발명품 중국의 종이,화약,나침판,인쇄술. 근대세계의 지배세력 서유럽에서 중남미.필

윤진한 2021-08-21 16:59:51
미국 현대사에서 모범적 소수인종 아시아인. 백인보다 소득수준.학력수준이 높고 범죄율이 적어 그렇게 된것같음. 
미국중심 안통함. 구대륙의 기득권과 공조바람. 강대국이자 경제대국이며 UN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들인 미국.중국.

강대국들의 주도권 다툼에, 고래등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두 나라에 모두 이해관계가 걸린 한국도 운신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중국 기술이 미국에 비해 떨어진건 맞지만, 중국산 제품때문에 미국의 물가안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미국시장만 큰게 아니라, 중국시장도 커졌습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 되었고, 한국의 최근 풍요는 중국덕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정말 고민이 깊어집니다.

WHO에서 중국백신을 승인하였고,남미 국민백신은 중국백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