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타 살레츨 지음 | 정영목 옮김 | 후마니타스 | 304쪽
이 책의 원제, ‘무지를 향한 열정’은 라캉이 불교의 ‘무명번뇌’를 정신분석학에 접목한 개념이다. 라캉은 정신분석 상담을 하러 온 환자들이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실제 진실을 맞닥뜨리면 그것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며 그것을 '무지를 향한 열정'이라 표현했다.
살레츨은 이 개념을 가지고 지금 우리의 삶의 조건들을 들여다본다.
코로나 시기 각국 정상들이 보여 준 무지한 행태에서부터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믿고 공유하는 사람들의 마음,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선진국 시민들의 마음, 자신의 병을 외면하는 불치병 환자의 마음,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의 단점을 보지 않으려는 연인의 마음, 아이의 죽음을 외면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여성을 갈망하면서도 무시하고 혐오하는 남자의 마음 등이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이다.
살레츨은 알고 싶어 하면서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우리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얻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심리적 이득과 해악을 파헤침으로써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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