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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요를 통해 제주사회를 재해석하다
제주 민요를 통해 제주사회를 재해석하다
  • 김재호
  • 승인 2021.08.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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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른다』 | 진관훈 지음 | 학고방 | 464쪽

‘오달지다’는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로 ‘오지다’와 비슷한 말이다. 제주어로 말하면 ‘요망지다’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기품 있는 표현이다. 당시 중2 던 딸 현정이가 제안했다. 제주해녀노래 사설 속에는 “유다른 삶과 ‘오달진’ 기개가 담겼으며, 제주해녀다운 삶의 방법과 어떠한 고난에도 까무러지지 않는 意志를 터득하고 탄탄한 意氣”가 들어있다. 故 김영돈 교수님의 지론이다. 제주민요 특히, 노동요의 주인은 ‘오달진 제주여성’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자주 말하지만, 제주경제사를 공부하다 보면 아쉬움이 많다. 특히 관련자료 대부분이 관찬자료이다 보니 정작 이 땅에 살았던 제주도민들을 올바로 이해하였는가에 대해 우려된다. 통치효율을 위해 관에서 나온 공식자료는 아무리 그 해석을 확대한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은사 유광호 교수님의 가르침대로 공식자료의 이면적裏面的의미를 재해석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구술, 민간인 기록, 공인 회고록, 구비문학, 신문 등 비공식 연성자료를 이용하여 실제적 의미를 파악해 보려 한다. 그 중 민요가 ‘딱’ 이다.

민요와 같은 비공식적 연성자료soft data를 이용하여 공급자 입장보다는 기층민 입장에서 폭넓게 해석해 보려 한다. 공식자료를 통해 당시 모습을 간접적으로 재생하기보다 연성자료를 통해 현실감 있는 역사적 리얼리티에 접근하는 편이 옳다고 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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