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오옥 KAIST 기획처장 © |
최근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박오옥 KAIST 기획처장은 지난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러플린 총장이 학교를 사립화하려고 해 기획처장직을 사퇴하게 됐다”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박 처장은 “영입을 위한 첫 만남부터 자꾸 사립화 얘기를 꺼내 우리 실정을 들어 만류했고 미국에서 계약을 할 때는 사립화를 안 하기로 구두 약속까지 받았다”라고 말하고, “취임 후 사립화 얘기만 계속해 답답하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 처장은 “포항공대는 기금이 7천억원씩이나 있기 때문에 그래도 유지 되는 것이고, 그런 기금이 없는 상태에서 사립대학을 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하고 “러플린의 생각은 대학원과 연구중심대학이라는 KAIST의 설립근거를 뒤흔들어 놓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처장은 최근 KAIST내 논란에 대해 “러플린 총장이 사립화를 포기하고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명예롭게 자진사퇴하는 두 가지 뿐이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31일 현재 박 처장은 미국 출장이며 기획처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한 이후 연구실로 출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처장직은 공석상태다.
이에 앞서 KAIST의 전기 및 전자공학전공 교수 47명은 러플린 총장의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총장실에 전달했고, 보직교수를 제외한 평교수 20여명도 지난 3일 'KAIST 비전 임시위원회'를 발족해 러플린 총장의 구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러플린 KAIST 총장 © |
한편 러플린 총장은 오는 2월 1일 과학기술부에서 KAIST 사립화 구상과 자신의 거취,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러플린 KAIST 총장 개혁안 다음은 지난 해 12월 14일 러플린 KAIST 총장이 제4회 KAIST 비전 워크숍에서 제시한 개혁 구상안이다. (출처=KAIST 신문) 1. 등록금을 받는다. 2. 학생 수를 증가시킨다. 3. 학부과정의 교과과정과 생활환경을 재조성함으로써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을 끈다. • 기숙사외 캠퍼스 곳곳을 향상시킨다. • 예술, 언어, 경영 분야의 교과과정을 증가시킨다. • 더 많은 수업을 영어로 가르친다. • 예비 의대(pre-med)와 예비 법대(pre-law)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극적인 의대, 법대 진학을 격려한다. • 적극적으로 많은 학생들을 외국, 특히 미국으로 보낸다. • 중국 학생들을 비롯한 외국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뽑는다. • 더 많은 여자를 적극적으로 뽑는다. • 학부생들을 더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 시킨다. • 예비 입학생들에게 이를 비롯한 다른 여러 장점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4. 돈을 벌 수 있게 대학원 과정의 비전과 권위를 다시 정한다. • 일반 지원비에서 대학원 과정의 지원금을 일체 배제한다. 연구 계약, 장학금 또는 학생의 자체 비용이 대신 부담하도록 한다. • 교수 수입의 큰 부분을 강의실력, 시민성, 또 (배출하는 박사의 수가 아닌) 연구의 질에 의해 주어지는 보너스로 바꾼다. • 특허권에 관한 법을 바꿔 교수진들에게 더 나은 지적 재산권을 허락해 준다. • KAIST에 대한 홍보 효과가 나지 않거나 연구자의 지적 재산권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면 적은 비중으로 바꾼다. • 적은 홍보효과를 내거나 연구자가 적은 양의 재산권을 획득하지 못한 학과는 없애거나 다른 과와 통합시킨다. • 새로운 학과나 프로그램 형성을 격려한다. 단, 운영을 위해서든 새로운 교수진을 위해서든 일반 지원금을 밑천 위에는 지급하지 않는다. • 교수들의 현 12달 분량의 수입을 9달만 일하는 조건에 나눠줄 수 있도록 다른 방안을 찾는다. (상의나 연구 계약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