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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 이지원
  • 승인 2021.06.1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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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야 지음 | 불광출판사 | 428쪽

불교는 철학인지 종교인지에서부터 시작해

교리·역사·수행 등은 물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논쟁까지,

불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반인에서부터

불교 ‘초보탈출’을 꿈꾸는 불교 입문자들까지,

불교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100가지 문답으로 정리한 책!

 

100가지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본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은 왜 한 분이 아니고 여러 분인가?’, ‘윤회는 정말 존재하는가?’, ‘대승불교는 정말 붓다의 말씀이 아닌가’, ‘불교는 깨침의 종교라고도 하고 자력신앙이라고 하는데 정토신앙은 타력신앙이 아닌가’, ‘불교에서는 육식을 금지하는 것으로 아는데 부처님께서는 고기를 먹어도 좋다고 허락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일반인은 물론 불교에 입문한 지 오래되었어도 여전히 궁금하거나 아리송한 것들이다. 이처럼 불교를 어렵다고 느끼는 건 비단 방대한 교리 때문만은 아니다. 세월이 켜켜이 쌓이면서 초기불교, 아비달마불교, 대승불교 등으로 변해왔고, 지역을 거치면서 인도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등으로 변해왔으며, 또 어떤 경전을 소의(所依)로 하느냐에 따라 불교 앞에 천태, 화엄, 법화 같은 꾸밈말이 붙기도 한다. 게다가 시대와 지역 그리고 불교를 보는 입장에 따라 강조하는 실천이 달랐으니 위빠사나, 묵조선, 간화선, 염불, 주력 같은 수행들이 그렇다. 

우선 이 책은 앞에 언급한 교리, 역사, 수행에 관련된 주요 내용들을 빠짐없이 다룬다. 교리와 역사는 씨줄 역할을 하고 수행은 날줄 역할을 한다.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12연기와 같이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리들에 대한 문답이 있고, 불교의 탄생과 초기불교를 거쳐 아비달마, 대승에 이르는 역사가 이어진다. 이것이 씨줄이라면 불교 수행에 대한 물음과 답은 날줄이다. 붓다를 깨침으로 이끈 위빠사나 수행을 시작으로, 사섭법, 육바라밀, 간화선, 묵조선, 염불, 주력 같은 다양한 불교 수행에 대한 문답이 이어진다. 

 

 

내가 알고 있는 ‘불교 상식’이 오류라면 

사실 앞에서 얘기한 교리와 역사 수행에 대한 ‘대강’만 알아도 일단 ‘초보’ 딱지는 떼는 셈이다. 

‘미륵’이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 미륵보살과 미륵불이 같은 분인지, 다른 분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미륵보살이 수행을 완성하여 성불하면 미륵불이 되는 것이다. 

아미타불, 약사여래,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 다양한 부처님의 이름도 설명해 낼 수 있고, 불교의 핵심 개념인 무상·고·무아 등 핵심 교리도 이해는 해 낼 수 있다. 불교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인 바라밀이나 정진, 보시 같은 단어도 기억하기 쉽게 정리한다. 

그런데 불교 교리와 수행 그리고 역사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넘쳐난다. 네이버나 다음 그리고 구글 검색만 이용해도 ‘대강’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불교 상식’에 대해 설명해주는 콘텐츠들이 꽤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 책이 빛나는 이유는 정보의 홍수 속에 잘못 알려져 있거나 오해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꼭 집어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포털에는 불교가 버젓이 힌두교의 한 분파로 설명되어 있는 곳도 있다. 이런 초보적인 오류뿐 아니다. 마치 대나무 구멍으로 세상을 보는 듯한 불교 해설도 넘쳐난다. 남방불교를 ‘소승’으로 폄훼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팽배하며 거꾸로 대승불교는 불설과는 거리가 멀고 또 심지어 이단이라고까지 하는 주장도 있다. 모두 불교의 한쪽 측면만을 강조한다. 마치 눈 먼 이 여럿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품평을 하는 격이다. 

여기에 각자의 입맛에 따라 혹은 관념에 따라 만들어진 불교도 넘쳐난다. 오직 선(禪)만이 수승한 수행법이라든가 부처님이 깨달았던 수행법인 위빠사나만이 최고라는 주장도 있다. 오직 명상만이 ‘불교’인 것처럼 얘기하며 주력이나 염불은 하열하니 ‘멀리 하라’는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모든 주장은 역사적으로 살펴보거나 개인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분명 어떤 부분은 ‘불교’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거시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교리와 역사 그리고 수행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자신이 알고 있는 불교만 불교라고 주장하며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제목 낚시’를 하는 누리꾼이나 유튜버들만 따라가다 보면 불교를 ‘오해’하기 쉽다. 

지은이는 ‘종교’와 ‘불교’로 석사와 박사를 마치고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지금도 불교 입문자들을 위한 강의에 여전히 매진하고 있다. 그가 내린 결론은 ‘불교는 앎의 종교이자 삶의 종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경전과 불교 역사를 통한 불교적인 해석뿐 아니라 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인문학자의 입장에서 이런 거짓된 정보나 애매한 문제 혹은 한쪽 측면만이 강조된 내용들을 낱낱이 벼려낸다. 

이 책은 교리와 역사 수행에 대해 알고 싶은 초보자뿐 아니라 불교에 대한 기초 지식은 없지만 인문학을 좋아하는 여러 독자들이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지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때때로 꺼내놓고 읽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불교 초보 탈출’을 위한 ‘소장용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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