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7-26 14:53 (월)
대학등록금 인상에 대하여
대학등록금 인상에 대하여
  • 최재목
  • 승인 2021.06.14 0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정론_ 최재목 논설위원 / 영남대 철학과 교수

 

최재목 논설위원 / 영남대 철학과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의 수업은 현재 대면·비대면 절충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전환되었을 때 학생들은 등록금 일부 환불을 요구한 바 있다. 대학재정을 대부분 등록금에 의존하는 지역 사립대학들은 이런 움직임에 민감하다. 2019년 이후 지금까지 13년째 대학의 등록금은 동결돼 왔다. 일부 대학이 인상을 시도했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 전반의 경제사정이 어렵던 탓에 대학 측은 정부시책에 부응하여 고통분담에 동참해왔다. 그런데 최근 학생수 감소가 두드러지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 외국인 학생마저 급감하고 있다. 이 영향은 대학 전반에 미치고 있으나 특히 지역 사립대학의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할 경우, 교직원의 급여 및 복지는 물론 학생들의 장학금 지급, 건물 신증축이나 시설관리에 차질이 생겨 대학의 질과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학이 수행해야 할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은 국가가 모두 책임지지만 대학의 경우는 제한적이다. 보통 국가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세 등으로 충당된다. 초·증등의 경우는 학생수 감소가 학생당 교육비 투자의 증가로 이어지기에 심각한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국고지원을 받는 수도권과 지역 국공립대학과는 달리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역 사립대학은 빈곤의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유학생·교환학생 등이 코로나19로 급감한 데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할 경우 난감한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다음의 제안을 해두고자 한다.

첫째, 교육의 근본책임은 국가에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대학(특히 지역 사립대학)의 등록금 비인상분은 합리적으로 지침을 마련한 뒤 국가가 전적으로 충당해주어야 마땅하다. 대학은 국가 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산출·제공하는 효율적이고 안정적 시스템이다. 정식으로 인가 받은 대학의 존속에 필요한 재정 일부를 국가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이에 호응하여 대학은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특히 지역대학은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의 추진으로 위기의 주체인 지자체의 경제·사회·문화 발전에 협력하며 상생해야 한다. 

둘째, 위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컨대 ‘대학기초재정지원 세(稅)’(가칭)를 신설하는 등 국고보조금 지원기반을 강화해야한다. 물론 재정지원을 받기 위한 기본조건으로서 대학은 합리적인 정원조정 등 과감한 특성화에 적극 노력하여야 한다. 이에 발맞춰 지역분권화 차원에서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지속적으로 대폭 감축되어야 한다. 

셋째, 재정 및 학생수 감소로 인해 발생할 이른바 ‘한계대학’(재무구조 부실로 인해 정상적으로 학생모집이 불가능하여 경쟁력을 상실한, 경영이 곤란한 대학)에 대해서는 정책적·제도적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 

13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데다 코로나19 탓으로 대학의 재정은 더 한층 악화된 상태이다. 따라서 정부가 등록금을 계속 동결하고자 한다면, 비인상분은 재난이라는 차원에서, 나아가 교육이 국가의 책무라는 이유에서 마땅히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최재목 논설위원
영남대 철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