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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듣는 셰익스피어 이야기
귀로 듣는 셰익스피어 이야기
  • 김재호
  • 승인 2021.06.1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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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 지음 | 166쪽 | 도서출판 동인

이 책은 저자가 같은 아픔을 가진 아버지를 떠올리며, 실명의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분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줄 셰익스피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당대의 극장은 벌거벗은 빈 무대로 볼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배우의 대사가 가장 큰 몫을 했고, 관객은 ‘보러’ 가기보다 ‘들으러’ 극장에 갔다. 따라서 시각장애인도 책 읽기의 과정 없이 충분히 귀를 통해 셰익스피어를 누리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셰익스피어는 모든 인간을 눈뜬장님으로 본다. 눈이 있되 제 자식조차도 제대로 못 알아보는, 죽을 때까지 눈뜬장님이라는 혐의를 면할 수 없는 이 땅의 인간들에게 시각장애인과 정상인이라는 구분은 해체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과 이 책의 음성 자료가 대상으로 하는 독자와 청중은 이 땅의 모든 인간이다. 이 책의 부제 ‘시각장애인과 함께 사는 이 땅의 많은 사람들—눈뜬장님들—을 위하여’가 나온 연유가 여기에 있다.

배우들의 낭송으로도 들을 수 있는 이 책은 연극배우, 성악가, 르네상스 악기 연주자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셰익스피어학회, 동국대학교 영어권문화연구소, 국립장애인도서관 홈페이지 및 유튜브에서 <귀로 듣는 셰익스피어 이야기>(김한)로 검색하면 음성 자료를 들을 수 있다. 부디 이 책을 접하는 모든 독자들이 셰익스피어를 읽고, 듣는 기쁨을 함께 누리기를 바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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