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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직장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까
코로나 시대, 직장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까
  • 교수신문
  • 승인 2021.02.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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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언니 이명혜 지음 | 사이다(씽크스마트) | 152쪽

셀프헬프 시리즈 16번째 책.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이 휩쓸고 지나간 2020년. 그리고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월급쟁이 회사원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 것인가?

여기, 한 직장에 17년째 다니고 있는 중인 ‘존버 언니’ 이명혜 저자가 코로나 시대에 많은 갈등을 겪고 있을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저자가 말하는 ‘존버’는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뜻과는 달리 ‘나와 회사를 존중하며 버티는 것’을 뜻한다. 그 또한 주변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때 남몰래 고민하며 밤을 새거나 홀로 눈물짓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남아서 버티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았다고 말한다.

‘존중하며 버티기’

‘존버 언니’는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이 쓴 책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이 쓴 책도 아니며,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누구보다 빨리 승진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책도 아니라고. 하지만 누구보다 평범했던 자신이 금융회사에서 근 20년 가까이 버텼던 이유는 분명히 담겨 있다고. 그 이유는 바로 ‘존중하며 버티기’라는 단어 안에 오롯이 들어 있다고 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다니, 회사에서 존중하며 버틸 수 있다니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하지만 ‘존버 언니’는 이렇게 응수한다. 버텨보지 않은 사람은 그 기분을 알 수 없을 거라고. 『17년째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는 우리의 인생에서 회사가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 우리가 버텨야 하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다. 동시에 퇴사와 ‘존버’의 기로에 선 사회초년생들에게 힘들고 버거운 날들이 이어져도 우리는 함께 견디며 잘 버틸 수 있다는, 17년차 선배가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퇴사와 ‘존버’ 사이, 
그 기로에 서 있는 바로 당신에게 건네는 말

누구나 가슴속에 사직서 한 통은 품고 회사를 다닌다는 말이 있다. 17년차 직장인, ‘존버 언니’ 이명혜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야근과 무서운 상사의 질책이 이어지던 어느 날. 그는 퇴사를 결심한 뒤 사직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사직서를 써내려갈수록 자꾸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이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걸까?’ ‘왜 퇴사하고 싶은 걸까? 일이 힘들어서? 아니면 사람이 싫어서?’ ‘퇴사하면 정말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무엇이 가장 나은 선택일까?’ 쓰다 보니 반성문이 되어버린 사직서. 저자는 그 사직서를 품에 넣고 종종 들여다보게 되었다. 사직서를 쓰면서 퇴사를 연습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날을 시작으로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서 회사란 무엇이었는지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를 버티게 만드는, 그 보물 같은 응원

‘존버 언니’ 이명혜 저자는 『17년째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에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요령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앞서 말한 사직서 작성 등을 통한 퇴사 연습하기,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상사(혹은 동기나 후배)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일상 속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영위하기, 어차피 바로 퇴사하지 못할 회사라면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 등. 이런 행동을 통해 저자는 긴 시간 동안 직장인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당연한 내용 아니냐고. 하지만 17년 동안 한 회사에서 근무해온 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방식들은, 확실히 다르다. 직접 실천에 옮긴 뒤 마침내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 당연한 내용들에는 설득력과 무게감이 실린다. 추천사를 써준 이들의 면면들 또한 범상치 않다. 보험회사에서 30년 근무한 이, 공무원으로 28년 근무한 이, 12년째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이, 그 힘들다는 종합병원에서 4년 동안 일하고 있는 이……. 

『17년째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는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응원이자 위로이다. 어차피 회사 안에서 버텨야 한다면 나 자신을 존중하자. 더 나아가, 할 수 있다면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그 속의 사람들을 존중하며 버티자. 그것들은 언젠가 손에 쥘 수 있는 결과로 되돌아올 테니까. 

<책 속으로>

p11 나는 거의 20년 가까이 회사를 다녔다. 그러는 동안 먼저 퇴사하는 선배들과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을 볼 때마다 느꼈던 씁쓸함을 잊을 수가 없다. 선배들은 몰라도 후배들이 먼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아, 힘들었구나. 옆에 있어주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절로 들곤 했다. 나 역시 정말 친하고 업무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주던 언니가 먼저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이제 어떡하지? 나 혼자 버틸 수 있을까? 나도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으로 밤을 새웠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정리하는 걸 볼 때마다 텅 빈 회사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아서 눈물이 핑 돌곤 했다. 그러나 나는 버텼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조금만 더 버텨보자.’ 스스로에게 말하다 보니 어느새 17년이 지났다.
친한 지인들은 가끔 내게 “너 아직도 그 회사 다녀?” 하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응, 당연하지. 더 오래 다녀야지.”라고 답한다. 주변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때, 혼자 남아 버티면서 나만의 해답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p33 당신이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 명확한 뜻이 있다면 회사를 그만둬도 좋다. 그러나 만약 다른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반드시 10년의 회사생활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길 바란다. 얼마나 더 직장생활을 해야 할지 고민되는가? 월급명세서에 나와 있는 국민연금을 체크해보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10년이라는 장기근무가 주는 보상은 결코 적지 않다. 아무리 미운 상사라도 10년 후면 퇴직하고 없을 것이다. 국민연금을 손에 쥐게 되었으니 언제든 원하는 때에 그만둬도 된다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생긴다. 이 두 가지는 직장생활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다. 나만 하더라도 10년을 채운 시기를 기점으로 훨씬 평온한 회사생활을 이어오고 있으니까.
17년차 직장인으로서,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을 갖고서 충고하고 싶다.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당신이 사회초년생이라면 더더욱. 어쩌면 이는 긍정적인 부분을 얼마나 볼 줄 아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들을 당신의 인생에 줄 수 있을지 모른다.

p62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다양한 상사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회사에서 만난 상사는 모르는 척 넘겨버릴 수가 없다. 한번 보고 끝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배나 더 힘들다.
그러니 밉고 스트레스 덩어리인 상사나 선배가 있다면 그들에게 치사한 복수가 아니라 멋진 복수를 해보자. 그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치사한 복수는 또 다른 치사한 복수를 낳는다. 안 좋은 것은 반드시 대물림이 되고 쉽게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그런 걸 굳이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을까? 좋은 회사 문화, 좋은 선후배 관계를 만들어내는 첫 번째 방법은 내가 먼저 치사한 복수를 관두는 것이다. 물론 아주 가끔은 풀리지 않는 내면의 분노를 표출할 기회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복수할지는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무엇이 진정 멋진 복수인가?

p90 나는 오랜 회사생활을 통해 열심히 한다고 일의 효율이 늘진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회사 내에서도 나만의 휴식 시간을 만들어두어야 일의 효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나만의 휴식 계획표를 만들어, 지치지 않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오피스 라이프 스타일을 찾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오전에는 집중적으로 몰두해서 일을 최대한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짬짬이 쉬는 시간을 가지며 일을 병행했다. 점심 시간에는 도시락을 일찍 먹고 낮잠을 한숨 자거나, 오후 어느 시간쯤에는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 나만의 휴식 계획을 실행했다. 이 외에도 월급날에는 연차를 내어 일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 기분을 만끽해보기도 했다.
이처럼 나는 건강한 휴식이야말로 오랜 회사생활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근태의 기준을 ‘회사’ 중심이 아닌 ‘나’ 중심으로 바꾸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원들은 회사를 위해 일하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가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확인할 또 하나의 세상으로서 회사에 출근하며 일을 하고 있다. 다른 누군가는 열심히 살아가는 자기 자신만의 인생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회사를 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이유로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이다.

p119 누구에게나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들 한다. 나의 경우 첫 번째는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여 입사한 것이고, 두 번째는 입사하게 된 이 회사를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리라. 그리고 아마 마지막 세 번째 기회는 회사와의 아름다운 이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컴퓨터에서 우연히 이력서를 발견한 뒤에도 일이 힘들 때, 혹은 다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 때마다 이력서를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후회하실지도 모르니 뽑을 때 신중하십시오.’라고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선택한 이 회사를 후회하지 않았기에 그 시간들을 잘 버텨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스스로에게 수정된 이력서가 아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의 회사생활도 후회하지 말고 아름답게 잘 마무리하자고, 토닥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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