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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대학원 총학생회가 뽑은 안전관리 '모범사례'
KAIST 대학원 총학생회가 뽑은 안전관리 '모범사례'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6.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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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준보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 총학생회가 이 대학 전기전자공학과 반도체공학동을 안전관리의 '모범사례'로 꼽은 이유는 제한된 환경내에서도 '안전문제'를 안전관리 직원 뿐만 아니라 교수, 학생이 같이 짊어지는 분위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는데 주목했다. 사고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실험실에서 무엇보다 교수, 학생 등 실험에 참여하는 이들이 서로 안전의식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공학동에서는 정기 안전교육과 클린룸 장비사용교육을 받고 출입시험을 통과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교육이 이뤄지고 매년 비상대피훈련과 화재진압훈련도 실시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경보기가 작동되고 비상연락망도 갖췄다. 사고 발생후에는 사고 경중에 따라 A,B,C급으로 나눠 제재를 가한다.
반도체동의 안전관리는 무엇보다 교수, 학생, 안전관리자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매주 대학원생을 주축으로 '모듈미팅'이 열리고 매월마다 '반도체동 운영위원회'를 열고 전체 교수와 학생대표, 안전관리자가 함께 모여 안전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윤준보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 한국과학기술원 홍보실
△ 안전관리를 위한 재정은 어떻게 마련하나.
"현재까지 안전관련 재정은 전적으로 반도체 분야 교수들의 개인 연구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반도체공학동의 안전을 위해 사용한 금액이 7억 원에 달한다."
△본격적인 안전관리체계를 도입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반도체동은 각종 독성가스와 화공약품을 클린룸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이렇게 한꺼번에 위험요소가 모여있는 시설도 드물어 안전관리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 고압가스 등 위험물질은 어떻게 관리하나.
"위험물질을 워낙 빈번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많은 재원이 들어가는 중화배기시설 등은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비상배기 시스템 등은 갖췄다. 주기적으로 가스안전관리공단 등을 통해 외부 점검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학과에서 비용을 들여 외부에 안전 진단을 받아 개선점을 권고받고 시정조치했다."
△ 반도체동이 비교적 나은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추게 된 이유는.
"교수와 학생, 안전관리자 등 반도체동 구성원 모두가 반도체동의 위험성 및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항상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안전교육과 관련한 회의를 수시로 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반도체동이 더욱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법적으로 갖춰야 할 안전장치들이 워낙 고가여서 지금과 같이 교수들의 연구비로 마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또 반도체동을 지은지도 15년이 되어가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학과와 학교에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학교가 정부를 통해 예산을 받아오지 않으면 큰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이공계 실험실의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야 할 점은.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실험을 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주기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 사고는 평소에는 위험한 실험을 하지 않다가 안전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실험할 때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 '안전에는 돈이 든다'는 인식이 자리잡혀야 한다. 지금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사고후 수습비용보다 적데 든다는 사실을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정부와 대학도 이런 인  식을 갖고 재원을 확보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정부는 기존의 법령을 재정비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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