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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통합 노하우
부경대 통합 노하우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5.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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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부산 수산대,공업대 통합추진위원장 지낸 최홍석 교수

▲최홍석 부경대 교수(국제통상학부) ©
그동안 이뤄진 대학통합은 '4년제+2년제'모델이 대부분이다. 4년제 대학끼리의 통합은 지난 1996년 부산 수산대와 부산 공업대가 통합해 부경대로 출범한 경우가 가장 최근의 일이다.

당시 부경대는 13개 학과를 통합했고 학생정원 2백60명과 3학년 편입학정원 5백20명을 줄였고 일반직 공무원 21명을 다른 기관으로 발령 조치했다. 교수수는 그대로 유지했다.

국립대학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부경대의 통합 노하우는 되새겨 볼만하다.

당시 통합추진위원장을 지냈던 최홍석 부경대 교수(국제통상학부)는 크게 네가지 성공 노하우를 제시했다.

우선 통합 당사자인 학내 구성원들의 신분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다. '신분보장'을 약속하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 최 교수는 "당시 교수들은 91.2%가 찬성했지만 직원, 학생들의 반대가 더 컸다. 신분보장 약속에도 불구하고 불안해 하는 구성원이 많았는데 학과조정을 통해 학생정원이 줄어들면 당장 비인기학과의 경우 신분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설득'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수, 교직원 인원배정은 학생정원과 연계돼 있는 현실에서 학생정원 감축규모는 교수수를 기준해서 학생수를 결정하고 감축규모를 산정했다.

다음으로 정부의 획기적인 행·재정적 지원. 해당 국립대와 교육부가 '선지원'이냐 '선변화'를 두고 밀고 당기기가 계속 된다면 정작 통합 당사자들은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 교수는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식으로 정부가 방관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획기적인 지원'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어 대학들의 믿음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와 학부모의 불안감도 줄여야 한다. 지역 국립대가 입학정원을 줄인다고 하면 지역 인력 수급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는데 통합 비전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

성급하게 추진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 교수는 "성급하게 추진해서 될 일이 아니며 시너지 효과와 교육부 지원사항을 충분히 설명하고 의사수렴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내부 구성원의 여론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 가장 힘들지만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부경대는 당시 두 대학의 자발적인 통합 필요성이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1년여에 걸친 내부 합의 과정을 거쳤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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