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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 김재호
  • 승인 2020.12.1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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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운동가 임진택의 애국가 바로잡기
임진택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 316쪽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며 현재까지 불리는 애국가(愛國歌)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공방의 진실을 추적하고 밝힌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임진택 지음, 15,000원)을 발간했다. 각종 자료와 기록, 증언 등을 토대로 안익태의 친일 행각과 표절 논의, 안창호와 윤치호의 애국가 작사자 논쟁 등을 밝히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고 민족정기를 되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색했다. 

이 책은 ‘애국가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라는 화두를 던지며 애국가를 둘러싼 두 개의 감춰진 진실과 한 개의 뒤집힌 사실을 밝혀내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저자인 임진택은 문화운동가이자 명창으로 활동하며 여태껏 국민적 논의로 떠오르지 못했던 애국가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고 새로운 애국가 대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한다. 먼저 이 책에서 던지는 주요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안익태, 자랑스러운 세계적 음악가에서 친일과 표절로 얼룩진 음악가로

안익태는 1942년 일본이 건설한 괴뢰국인 만주국 창건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주환상곡’을 헌정했다. 해당 곡의 합창 가사를 쓴 사람은 만주국 외교관이자 독일 내 일본 정보총책이었던 에하라 고이치였고, 그 가사 내용은 만주와 일본, 독일과 이탈리아가 함께 나가자는 것이었다. 안익태는 그의 사저에서 2년간 머물기도 했다. 베를린 필하모니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프로그램 전문에 적혀진 그의 이름은 바로 ‘에키타이 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안익태의 숨겨진 얼굴이다.(14~18쪽)

‘최초’, ‘세계적 지휘자’라는 수식어로 불렸던 안익태의 애국가 작곡이 사실은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의 표절이라는 의혹은 1960년대 초반부터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이 책은 두 곡의 선율 유사성을 분석한 제임스 웨이드와 공석준의 두 논문을 비교·검토했다. 정반대의 논지를 펼치는 두 논문 분석과 함께 ‘애국가’와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의 선율 비교를 통해 표절 혐의의 진심에 다가갈 수 있다.(62~64쪽)

애국가 작사자는 안창호인가 윤치호인가, 소위 자필 ‘붓글씨 애국가 가사지’와 <찬미가 재판본> 논란

애국가의 작사자가 윤치호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윤치호가 찬미가 재판  본을 보고 직접 필사했다고 주장되는 ‘붓글씨 애국가 가사지’이다. ‘동해물과 백두산  이’로 시작하는 현 애국가의 가사가 실린 찬미가 재판본의 실물이 밝혀지면서, 가사지의 친필 논란과 필서 연대 논란이 심화되었다. 더불어 언론인 주요한의 문제 제기와 윤치호 유족들의 계속되는 입장 번복은 결정적 증거물이라 치부되는 가  사지의 진위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해당 자료들을 분석하여 결론에 이르  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다루었다.

또한 1955년 애국가 작사자 조사위원회를 위해 준비된 국사편찬위원회의 「애국가 작사자 조사자료」 부록의 제출자가 이해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윤치호의 사위였던 정광현이라는 것도 의문스러운 점이다. 끝내 작사자를 밝히지 못한 채 위원회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결국 위원회의 목적이 ‘애국가 작사자 미상’으로 결론 내리기 위함이었음이 드러난다. 저자는 그 상세한 전략과 배후를 밝혀냈다. (117~125쪽)

2020년 현재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국가 상징」 국가(國家) 편을 보면, 애국가 악보에 작사자 표기는 없이 작곡자로 안익태만 표기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애국가 탄생, 민중의 노래

<무궁화노래>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으로 시작하는 후렴이 정착된 최초의 애국 가사였다. 소리꾼이자 문화운동가인 저자는 이 최초의 민요적 틀을 중심으로 민중의 가슴속에 파고든 <무궁화노래>의 본가사가 계속해서 바뀌고 자리 잡기를 반복하다가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본가사로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설명한다. 

1907년 초 안창호는 일본 동경에서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인 유길준을 찾아간 사실이 있다. 이 책은 안창호가 최초 작사한 <무궁화노래>의 본가사가 유길준이 작곡한 ‘독립경절가’의 시상을 이어받았다는 논지를 토대로 애국가 가사에 담긴 사상과 철학을 전한다.

저자는 작사자를 정확히 밝히는 한편, 최소한 곡조만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애국가 교체에 있어서 이미 역사의 구비마다 실질적인 ‘애국가’로서 기능해 온 현대의 노래를 선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논쟁과 분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상황에 또 하나의 논쟁을 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논쟁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시대적 혼란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애국가를 둘러싼 진실을 찾고, 문제의 공론화를 통해 변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자고 제안한다.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은 그냥 놔둘 수도, 아니면 버릴 수도 없는 우리의 애국가를 바로잡아 진심을 담아 우러러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애국가’의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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