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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웰 주식회사
다이웰 주식회사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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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24쪽

의학이 발전하고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면서 전 세계에서 존엄사,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일부 북유럽 국가에서는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있는가 하면, 스위스에는 ‘디그니타스’라는 안락사를 돕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에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되면서 임종을 앞둔 환자에 한해 ‘존엄사’를 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존엄사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존엄사든 안락사든 인간의 존엄과 관련한 ‘웰다잉’은 고령화에 1인 가구 증가, 고독사 등이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의 첨예한 화두가 되었다.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이자 장르문학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남유하의 첫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에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이런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국립존엄보장센터」나 「다이웰 주식회사」는 제목부터가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저출생 고령화 문제로 국가에서 노인을 관리하는 세상. 생존세를 내지 못하면 ‘국립존엄보장센터’라는 국가 기관에서 24시간을 보낸 뒤 죽음을 맞아야 한다. 센터에 입소한 순간 타이머가 팔목에 채워지고, 24:00:00에서 카운트다운을 시작해 시분초가 모두 0을 가리키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죽게 된다. 시간을 앞당길 수는 있지만 피할 수는 없다. 종이박스를 주우며 연명해나가는 ‘나’는 생존세를 체납해 경고장을 받고, 자진 신고로 이곳에 입소했다. 안 그러면 센터에서 제공하는 혜택도 못 받고 억지로 끌려가 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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