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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56] 미더덕보다 쫄깃하고 맛이 월등히 좋은 오만둥이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56] 미더덕보다 쫄깃하고 맛이 월등히 좋은 오만둥이
  • 교수신문
  • 승인 2020.10.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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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KBS1의 ‘6시 내고향’을 보고 있는데, ‘오만둥이’라는 낯설고 별난 이름을 가진 동물을 방송하고 있었다. 찾아보니 오만둥이는 미더덕과에 속하는 무척추동물(원삭동물,原索動物)로 주름미더덕, 오만디, 오만득이, 만득이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원삭동물(protochordate)에는 멍게과의 멍게(Halocynthia roretzi)와 미더덕과의 미더덕(Styela clava), 오만둥이(Styela plicata)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서로 매우 가까운 동물들이다. 쉽게 말해서 이들은 무척추동물 중에서는 제일 진화한 동물 축에 들고, 척추동물에 매우 가까운 자리에 있다.

그리고 표준어규정 제1부 제3장 제24항에 따라 방언(方言)이던 단어가 표준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되면, 그것을 표준어로 삼고 원래 표준어는 그대로 표준어로 남겨 둔다. 그래서 원래 ‘우렁쉥이’만이 표준어였으나 사투리였던 ‘멍게’가 더 널리 쓰이게 되면서 표준어자격을 새로 얻게 되었다.

멍게(sea pineapple)나 미더덕은 많이 먹어본 동물이라면 미더덕을 닮은 오만둥이 꽤 서툴다. 그런데 오만둥이는 미더덕에 비해 껍질이 두꺼우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해 껍질까지 먹는다고 한다. 또한 향은 미더덕보다 떨어지나 씹는 맛이 미더덕보다 월등히 좋단다. 

주름미더덕은 볶음·찜·찌개·탕에 넣어먹는다. 한국에서는 경남 통영 일대에서 양식하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도입된 외래종으로 기존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만둥이는 껍질을 일일이 벗겨야 하는 미더덕보다 손질이 쉽고, 뜨겁게 툭 터지는 물이 없어 씹어 삼킬 수 있다. 이렇게 먹기에도 편한지라 슬슬 미더덕의 자리를 대신해가고 있다한다. 

오만디는 미더덕처럼 원통형에 가까우나 불규칙한 형태를 하기도 한다. 겉껍질은 회황색에서 연한황색이고, 표면에는 오돌토돌한 사마귀 흡사한 돌기들로 덮여 있으며, 불규칙한 홈이나 주름이 많다. 작은 멍게나 미더덕과 비슷한 형태로 특별히 물이 들어오는 입수공(入水孔)과 물과 배설물이 나가는 출수공(出水孔)이 몸 밖으로 불룩 튀어나왔고, 수공 입구에는 4개의 혹 같은 돌기가 있다. 

만득이는 배에 달라붙어 온 세계로 퍼졌다. 부두나 선착장, 바위, 굴이 나는 곳, 산호초 등 조간대에서 수심 30m까지 분포한다. 입수공으로 빨아들인 물속에 있는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아가미에서 여과하여 먹이를 얻는 여과섭식(濾過攝食,filter-feeding)을 한다. 

몸길이는 1~10cm이고, 미더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서식하므로 미더덕을 잡는 그물에 붙기도 하며, 산란 및 부착시기도 미더덕과 매우 비슷하다. 강한 생명력과 왕성한 번식력이 있고, 7~9월에 산란하며, 10월~12월에 수확한다. 원산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도 북서태평양(Northwest Pacific)일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오만둥이(五萬童-)의 ‘五萬’은 ‘오만 잡동사니’라거나 “오만 방정을 다 떤다”처럼 종류가 많은 여러 잡스러움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둥이’는 ‘검둥이’, ‘바람둥이’처럼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그러므로 오만둥이란 말은 울퉁불퉁하고 쭈글쭈글하여 못 생긴 동물임을 암시, 묘사한 듯하다.

오만득이와 미더덕의 영양이나 건강효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미더덕처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고혈압을 예방하고, 비타민B1, B2도 풍부하며, 타우린(taurine)이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다. ‘바다에서 나는 더덕’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미더덕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식재료지만, 의외로 미더덕, 오만둥이를 식용하는 국가가 없다. 암튼 중국인 못지않은 한국 사람들 식성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

그리고 오만둥이는 미더덕보다 크기도 좀 작고, 특유의 향과 맛도 덜하며, 살도 적어 거의 껍질 맛으로 먹는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미더덕과 달리 겉껍질 째로 씹어 먹기 때문에 오독오독한 식감(食感)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질긴 겉껍질을 일일이 벗겨내야 하는 미더덕보다 손질도 쉽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알이 부화하면 2일 정도만 떠다니다가 바닥에 달라붙는다. 2개월이면 성체가 되어, 겨울을 제외하고는 알을 낳고 발생한다. 웅성선숙 자웅동체(雄性先熟 雌雄同體, protandric hermaphrodite)로 어릴 때는 수컷이지만 자라면서 암컷으로 바뀌는 성전환을 한다. 수명은 1년이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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