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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체험 한 달째, 스승과 제자 '솔직 토크'
원격수업 체험 한 달째, 스승과 제자 '솔직 토크'
  • 교수신문
  • 승인 2020.05.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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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강의, 교수-학생 대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4월 중순에 접어들어도 멈추지 않고 있다. 개강은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거의 모든 수업이 온라인 강의의 형태로 전환됐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라 교수도 학생도 어딘가 어색하다. 대학 측도, 교수도, 학생도,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명의 전환을 앞두고 새롭게 진보한 기술과 교육이라는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우려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도 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막심한 대구의 상황은 어떤가? 최근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가 서승완(철학과 4학년), 이가영(경영학과 3학년) 두 학생과 허심탄회한 대담의 시간을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대담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편집자)

왼쪽부터 최재목 교수, 서승완 학생, 이가영 학생.
왼쪽부터 최재목 교수, 서승완 학생, 이가영 학생.


<대 담>
 최재목 교수(영남대 철학과)
 서승완(영남대 철학과 4학년), 이가영(영남대 경영학과 3학년)

최재목 교수(이하 최) : 이번에 교수신문사에서 요청이 있어 이렇게 이메일 대담을 하게 되었어요. 현재의 온라인 강의, 그 실효성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볼까 합니다. 서승완 학생, 이가영 학생. 시절이 하수상한데, 건강하게 온라인 강의 잘 듣고 있는지요? 

서승완(이하 서) : 네 교수님, 계속 집에만 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불편했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누려오던 일상의 소중함도 느껴집니다.

이가영(이하 이) : 저도 그렇습니다. 그 동안 미뤄둔 자격증 공부나 개인적인 숙제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다만 창문 너머로 핀 꽃들을 보면, 작년 이맘 때의 일상이 다소 그립기도 합니다. 

: 처음 온라인을 활용한 수업 형태가 등장하였을 때는 꽤 혁신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편의성과 경제성의 측면에서 특히 그렇게 보였습니다. 같은 내용을 매번 반복할 필요도 없었고, 텍스트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모바일, I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의 모델로 제시하는 흐름도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을 익히는 것이 조금 어려워 보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생각이 다른 모양입니다.

: 당연히 이점도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로의 통학 시간이 1시간가량 걸려, 지하철에서 버려지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 시간을 절약하여 더욱 생산적인 활동이나 공부에 힘쓸 수 있고, 제 개인적인 용무와 패턴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자유롭습니다. 또한 몇 차례고 ‘다시보기’를 통해 복습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 서승완은 전면적인 온라인 수업에 ‘혁신적’인 느낌을 가졌다 하고, 이가영은 학생으로서 여러 가지 ‘이점’ 즉 활동상의 자유로움이나 복습 등도 이야기를 하니,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컴퓨터 등 기술적인 대응에 미숙한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더러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인간(인격) 대 인간(인격)의 전통 수업이 갖는 인문적 전통이 기술로 대체되고 있다는 바로 이 점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궁금해지긴 하는군요. 말하자면 ‘교육이 무엇인가?’ 하는 그 본질에 대한 질문이겠죠.

: 저희들은 유년 시절부터 전자 기기나 디지털 환경에 꾸준히 노출되어 왔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호 작용에 익숙함을 느끼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온라인 강의 자체에 어떤 기술적인 문제나 격차를 느끼지는 않고, 그것이 형태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를 구현함에 있어서 과연 적합한가, 이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를 구현함에 있어 온라인 강의가 그렇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 이론의 여지는 있겠지만, 저는 ‘수업’라는 것을 단순히 ‘교수자가 학생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관련 책을 구입해 읽으면 끝이겠지요. 그러나 저희가 대학에 나가 수업을 듣는 것은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한 사고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팀별 과제 수행, 발표 수업, 토론 수업 등은 그런 지점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압니다. 온라인 강의로는 그런 부분을 제대로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 맞습니다. 사실 음량조절이나 인터넷 환경 등의 기술적인 요소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교수님, 학생들과의 대면 접촉 없이 그저 음성과 영상에만 의존하여 전공을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이질감이 온라인 강의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지 못하게 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아시다시피 지금 중고등학교 또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지 않았습니까? 관련해서 재미있는 댓글을 봤는데, ‘온라인 개학을 하면, 급식도 온라인으로 줄 생각이 없느냐’는 푸념 섞인 주부의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급식’이 말해주는 은유는, 단순히 학교의 역할이 ‘공부를 가르치는 것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교수님께서 앞서 말씀하신 ‘혁신’이라는 것이 과연 진짜 ‘혁신’이 맞을까, 하는 발칙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니, ‘정보화 혁명’이니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들의 ‘오래된 혁신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모두 기술의 진보에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미래 사회에 너무 많은 과제들을 전가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술의 진보만으로는 완벽히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방식과 새롭게 대두된 방식 중에서 어떤 길을 가는 것이 더 좋냐는 거대한 물음 앞에 놓여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대학은 인터넷 강의와 현장 강의의 장단점을 모두 취할 수 있도록, 그 둘을 병행해왔는데, 아주 일찍 그것을 실험할 기회를 맞이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지점에서 생각해봐야할 것은 그 ‘새로움’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몇 년전 방송가를 시작으로 고전 읽기의 열풍이 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2,000여년 전의 오랜,낡은 고전들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신선함과 새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현재의 온라인 강의가 ‘새로운’ 무언가를 어떻게 충족하고 있는가가 문제겠지요. 물론 현재의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 19로 인한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 결국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강의도 전통적인 수업 방식이 가지는 그 본연의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사실 온라인 강의를 바라보는 우려 가운데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온라인 강의가 얼마만큼 충실하게 구현해줄 수 있는가 하는...

: 사실 대학의 교양과목 가운데 ‘인터넷 강의’라는 타이틀은 수강 신청 시작 1초 만에 마감이 되어버릴 정도로 ‘큰 메리트’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장점들의 탓도 있겠지만, 비교적 현장 강의보다 쉽게 학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근거하는 부분도 큽니다.

: 결국 대학의 강의는 학점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넘어서기는 어렵군요. 그렇다면 온라인 강의에서 성적평가를 염려할 수 있겠어요. 과연 어떻게 공정하게 할 수 있을 것인지…하고. 

: 예, 아무래도 학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성적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부여할 수 있느냐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인기 있는 온라인 강의들의 경우, 시험 마저 온라인으로 치르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시로 강의를 복습하거나 참고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오픈북 시험처럼 되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학교 커뮤니티 등지에는 온라인 강의의 타이핑본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의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최소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것의 유용성, 교육 적합성의 측면에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시험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느냐’, 그런 방식을 선호하거나,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거나, 이런 측면에서 생각되어진 점이 큽니다.

: 그래서 최근 연세대학교에서는 1학기 중간고사를 완전히 치르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동일한 품질의 강의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험을 강행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러한 대처를 보고나니 앞서 인프라가 잘 구축 된다면 인터넷강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말씀은 지금 혼란의 시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대처에, 기말고사의 부담감을 더욱 가중시키거나 학생들의 학습 의지를 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많이 제기되는 편입니다. 1학기를 P/F로 성적을 부여하는 극단적인 방안도 떠오르지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 학교와 교수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고민과, 학생들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고민들이 각각 병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쪽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만, 어떠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이 어딘가에 있다면, 그 요인을 제거하는 것은 공동으로 해야 하는 노력이겠지요. 학점, 성적평가는 장학생 선발 등등 여타의 문제와 다시 연관이 되어 있어 예민한 대목입니다. 

: 저는 교육부나 대학교에서만 이러한 고민과 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라 대학의 주체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구성원 간의 의미 있는 소통이거든요. 실제로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이러한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쳐치고 있습니다.

: 아. 그것은 새로운 정보네요. ‘에브리타임’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요?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런 논의의 장이 열려 있나 보군요.

: 대학생이라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시간표를 조회하거나 강의평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죠.

: 저희의 지금 주제도 결국에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수단과 전통적인 형태의 수업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그것의 실효성이 있는가 이런 지점인데...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아시다시피 무궁무진합니다. 대학 또한 단순히 ‘온라인 강의’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에브리타임’처럼 이런 ‘온라인 환경’을 활용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의 장’을 먼저 마련해주었으면 합니다.

: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정말로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닐까요?

: 마지막으로 두 학생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개진해주시길 바랍니다.

: 조금은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온라인 강의’의 이면에는 재정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보셨다는 ‘등록금 인하’에 대한 학생들의 주장도 대학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난처한 부분이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에서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할 수 있는 여러 수단들 가운데, 인터넷 강의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그 문제점들이 지금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죠. 급작스럽게 만들어진 이번 사태가 대학들에게 ‘온라인 강의의 실효성’을 재평가하게 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면 ‘대학의 목적’과 그 ‘존립’까지 논의하게 만드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지도 모릅니다. 저희 학생들도 그러한 논의의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습니다.

: 오늘 이 대담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의외로 많은 소통을 했다고 봐요. 두 분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이 호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분들, 교수님들을 비롯한 대학의 구성원들 모두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면적인 온라인 강의는 처음 이루어진 사안들이라 모두들 생소하고 불편하겠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또 하나의 실험이라 생각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을 듯 해요. 마치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실험처럼요. 
꽃 피는 캠퍼스를 함께 거닐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하루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고 인내해야겠습니다. 아무쪼록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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