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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복권 수입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로또 복권 수입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3.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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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정부에 요구

문예진흥기금 확보를 요구하는 문화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간으로 거둬들여왔던 문예진흥기금 모금이 올 연말 없어지면서, 매년 4백50억∼5백억원 가량의 수입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기영 한국문예진흥원장, 소설가 황석영 씨 등 문화관련 단체장과 명사들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문화관광부와 정부를 오가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아 당분간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예진흥기금 모금을 대신할 방안으로 문화계가 제시하고 있는 것은 로또복권의 1년 수입 중 5%정도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올라와 있는 통합복권법 안에 조항을 만들어 넣는 것인데, 현재 체육계가 쓰고 있는 로또복권 수익금 12.12% 가운데 5%를 문예진흥기금으로 돌리자는 것이 주요골자다. 문화계는 "사행심에 의존해 만들어진 반문화적인 재원이라는 수익 자체의 불건전성 해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고건 국무총리는 이같은 요구와 관련, "현재 논의중인 통합복권법 제정시 로또복권 수익금의 일부가 문화예술 분야에  배분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것의 현실화에는 장애가 많다. 국회 정무위의 홍형선 입법조사관은 "통합복권법이 제정 중이기 때문에 로또 복권 수입 배분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홍 조사관은 업계의 이익과 국회 내부의 이해관계가 다양해 유난히 변수가 많은 부분이라며, 확정내역과 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화계의 의견을 반영해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는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도 문예진흥기금 확보안이 논의된 바 있다. 그 내용은 경륜법을 개정해 그 수입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유야무야됐다. 문화관광부 체육정책과의 담당자는 "경륜법 개정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된 상태이며, 로또복권 수입 배분이 불가능해질 경우 다시금 고려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경륜을 담당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사정이 좋지 않아, 문화 사업에 수익을 돌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영상원)는 "정부는 국고로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원래 약속을 지키라"며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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