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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의 메아리~ 한반도 호랑이 문신
생태의 메아리~ 한반도 호랑이 문신
  • 이반
  • 승인 2003.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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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의 메아리~ 한반도 호랑이 문신(The Eco-echo)

 

우리들은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의 혈맥을 뚫는 삽질 모습을 팔딱이는 심장으로 지켜봤었다. 그런데 나의 마음은 왜 이리도 불안하기 그지없는가, 어째서 들던 축배를 심장마비 일듯 문득 가슴이 답답하여 멈출 수밖에 없는가, 흥분에 가리워져 우리들이 제갈 길을 잃은 것이 아닌가, 아 DMZ의 자연생태가 뭉그러지는 아우성 소리가 지금도 들리고 있다. 아! 그곳이 개발꾼들의 광분한 길목이 될까 잠 못 이룬다.

경의선 철도의 경우 80m의 야생동물생태통로를 두 곳에 만들었다고 한다. 이 대책은 분명히 죽음의 땅 비무장지대가 반세기의 침묵 속에서 생명의 땅으로 재생하여 동식물의 천국으로 부활하였음을 명징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무장지대와 민통선까지 십 수km의 공간에 인위적 통로로 고작 160m의 생태통로를 설정한다니 숨통이 막힌다. 이 땅의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배려하는 스케일이 고작 그 정도인가. 앞으로 한반도의 허리 동서 248km에 경의선 경원선의 철도와 도로를 포함 기존의 10개가 모두 뚫리게 되면 DMZ 자연생태가 10토막 이상이 될 텐데 그 종합계획은 남북이 논한 바 있는가, 남북의 통로는 하루 속히 뚫려야 하지만 경의선, 경원선은 그 다음공사의 모델(전형)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요식적 정치적 환경 영향평가나 통로설치가 아니라 국민적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지대하더라도 동해에서 서해까지 철저한 투망식 그래프의 국가적 남북의 마스터 플랜에 의한 점조직 설계로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남북이 왕래하고 통일이 이룩되더라도 50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재생되고야만 DMZ의 자연 생태공간이 훼손된다면 세계 속에 또 한 번 어리석은 미개한 국민이 될 것이 자명하다. 그런 식으로 통일이 된다한들 후일 그 허망함을 어떻게 되돌려 달랠 것인가.

남북 당국자는 DMZ를 과감히 그린벨트로 선언하라. 양국의 정상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의 양편을 바꾸어서 상징적 식목을 실천하라.  동해에서 서해까지 DMZ 남북공간 4km거리의 원형을 회복하라. DMZ내의 철도와 도로는 경제적 시간적 국민적 부담을 각오하고 모두 생태터널과 생태다리(Corridor = eco-bridge + eco-tunnel)로 연결하라. 통일이후라도 동해에서 서해까지 철책을 군데군데 보존하고 그 주변의 지뢰를 제거하지 말아야 하며 DMZ 내의 도치카 및 군사시설물(판문점포함) 들을 보존하라.

이것 자체가 살아있는 자연사, 전쟁박물관이다. DMZ의 호랑이가 동해(설악)에서 임진강 하류까지 달릴 수 있도록 만들자. 남북당국자는 접경지역에 대한 생태조사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라. 그러기 위해 DMZ의 생태복원을 위한 남북공동조사 관리위원회를 속히 구성하고 DMZ 생태보존관리 특별법(접경지역 자연자산특별법)을 제정하라. 정부는 접경지역 원주민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라. 비무장지대 토지 소유권을 정부가 모두 매입하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가전리와 송노평일대(생태습지)의 이른 바 ‘평화생태마을’ 조성계획을 취소하라. 강원도 일대에서 가장 생태가 잘 보존되었다고 하는 곳에 마을 조성이라니 그냥 내버려둬라. 그 생태를 보존시키고 확산시키는 길임을 그 운동에 앞장선 지식인들은 각성해야 할것이다.

한나라당의 DMZ내에 이른바 ‘스포츠평화마을’ 조성 공약은 넌센스다. DMZ가 일당만의 단기적 선거공략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개발론자들의 사탕발림식 구호 ‘친환경’, ‘친자연’을 부추길 뿐이다. 비무장지대를 평화공원이 아니라 평화보존(자연보존)지구로 선포할 일이다. 모든 언론매체는 접경지역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교육 홍보하는 데 앞장서라. 접경지역 땅 1평 사기 국민자산화 국민운동에 적극 참여하자. DMZ 지뢰제거 범세계 모금 대열에 동참하자. 그러기 위해 국회는 1999년 12월에 통과시킨 이른 바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접경지역 특별법’을 철폐해야 하며 정부는 DMZ(민통선 포함) 보존을 위한 국민대토론을 전개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李 반
덕성여대·서양화

약력 : 1977년 '팽창력-비무장지대의 겨울'로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음. 1988년 '88 서울올림픽 공식예술판화 포스터 '비무장지대를 민족대공원(Olympeace park)으로 만들자' 제작, 1991년~ 현재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주도. 1995년 비무장지대 생태환경보존 국제심포지엄 주 , 1997년 제 1회 민해 얘술대상 수상, 덕성여대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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