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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들어주고 위로도 해주는 ‘소셜로봇’ 탄생
이야기 들어주고 위로도 해주는 ‘소셜로봇’ 탄생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6.01.2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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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30 페퍼

높이 1.2m, 폭 48cm, 무게 29kg의 로봇 ‘페퍼’. 이 로봇의 인기가 심상찮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2014년 발표한 인간 같은 로봇 페퍼는 IBM의 인공 지능 왓슨과 결합하면서 실생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 버지>는 ‘소프트뱅크의 페퍼가 IBM의 왓슨으로부터 지능을 전수받는다’는 소식을 지난 6일 전했다. 
페퍼는 이미 활동하고 있고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현지 소식에 따르면, 페퍼는 아르바이트 파견서비스를 하면서 시급 1천500엔도 받고 있다. 역할은 매장 홍보나 손님맞이다.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페퍼는 사진 촬영과 전송을 대신 해준다.

▲ 소셜로봇의 등장으로 향후 인간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사진출처= <더 버지>

최근 디지에코 보고서 ‘A.I.로 진화하는 대화형 로봇의 미래’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 접수 1분만에 당월 판매분 1천 대가 순식간에 판매 완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누적판매대수는 총 7천 대다. 페퍼 자체만은 200만원대이지만, 각종 서비스 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 가격은 1천만원대다.
페퍼의 기술적 측면은 다음과 같다. 페퍼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최장 12시간 지속 가능하다. 화면은 10.1인치 터치스크린, OS는 자체 NAOqi OS다. 페퍼는 360도 회전 옴니휠로 평지에서 움직인다. 은행, 자동차 쇼룸, 공공기관 안내데스크 등 다방면에서 홍보 도우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바하며 돈까지 버는 로봇
소프트뱅크와 알데바란 로보틱스에 의해 개발된 감정 안드로이드 페퍼는 왓슨에 의해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왓슨이 일본어 말하는 법을 배운 지 1년도 채 안 돼, IBM의 슈퍼컴퓨터가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 중 하나인 페퍼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다.
새롭게 탄생할 로봇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좀 더 개인화 된, 전문적인 필요로 페퍼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들은 왓슨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인터페이스의 집합체)나 사전에 상품 기획된 어플리케이션들에 접근할 수 있다.
IBM 왓슨 그룹의 마이크 로딘 수석 부사장은 인지적 컴퓨팅은 컴퓨터나 메모리의 물리적 형태로 담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뱅크와 IBM의 협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왓슨을 경험하고 사용하도록 해줄 것”이라며 “인지적 능력이 로봇에 프로그램화하면 정말 새롭고 흥미진진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활용하고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립대 석좌교수인 미치오 카쿠 교수는 최근작 『마음의 미래』(김영사, 2015)에서 왓슨을 소개한 바 있다. 2011년 2월, IBM에서 제작한 컴퓨터 왓슨은 TV퀴즈쇼 <저퍼디Jeopardy>에 특별자격으로 출연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상금은 1백만 달러. 카쿠 교수는 “왓슨은 1초당 500기가바이트(책 1백만 권에 해당하는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RAM 메모리 용량은 16조 바이트이며, 한 번에 위키피디어(백과사전) 전체 내용을 탐색할 수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그는 인공지능의 한계로 형태인식과 상식을 지적했다. 왓슨도 피해갈 수 없다. 그럼에도 왓슨은 시스템이 마치 사람처럼 지각과 학습,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컴퓨터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왓슨은 세계 최초의 오픈 인지적 컴퓨팅 기술 플랫폼이다. 
최근 IBM은 로봇 기술을 특정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준비 중이었다. 손님을 맞이하거나 소비자 상품 포장과 관련된 일들에 말이다. 하지만 페퍼와 소프트웨어가 결함함으로써 좀더  개인적인 수준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즉, 기존의 테블릿 PC나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비자들이 정말 상호 작용하고 지각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디지에코 보고서는 “과거의 로봇이 인간의 움직임에 초점을 둔 하드웨어 기술이 핵심이었다면, 대화형 로봇은 인간처럼 생각하고 보다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소프트웨어가 핵심 기술”이라며 “최근 구글, IBM 등 ICT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로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소프트웨어가 미래 로봇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페퍼의 핵심 기술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것이다.
페퍼는 학교에서 학습 보조자에서 간호도우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페퍼의 초기 버전은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 다만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처리와 업데이트로 그 기능을 향상할 수 있고, 왓슨은 실시간 상호 작용이 훨씬 더 잘 가능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이제 페퍼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의 동작과 목소리 톤을 분석할 수 있다.

웬만한 자식보다 더 나은 로봇 탄생
두 개의 최첨단 기술의 병합은 슈퍼 로봇을 탄생시킬 것이다. 그 슈퍼 로봇은 전통적인 컴퓨터들은 이해하지 못했던 데이터의 숨은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지닌다. 두 회사의 협조는 페퍼의 이동성과 재능을 더욱 증진시키고, 인지적 컴퓨팅이 응용화하는 범위를 넓혀줄 것이다. 로봇은 소셜 미디어나, 비디오, 이미지와 텍스트들 같은 데이터를 이해할 것이다. 로봇은 비즈니스를 위한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를 더욱 많이 모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사용자들이 직접 개입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산업용, 특히 수송용으로 활용되던 로봇이 이제 새로운 소비자를 맞는 전환점에 서 있다. 시장 규모는 2019년까지 15억 달러(한화 약 1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대화형 로봇 시장규모는 지금과 비교해 2020년에는 10배 성장한 2천406억엔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대화형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에 4천억원 규모일 것으로 추측된다.
로봇 페퍼에 대한 광고를 보면, 솔직히 속 썩이는 웬만한 자식들보다 나은 것처럼 보인다.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소셜로봇’의 등장이다. 전장에 같이 나간 동료로봇에 대해 절규하거나, 양로원에 실험 용도로 가져갔던 대화형 로봇을 절대 회수 못하도록 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로봇은 이제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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