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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와 옴니채널을 활용한 ‘오프라인의 귀환’
O2O와 옴니채널을 활용한 ‘오프라인의 귀환’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5.08.1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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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10. 김국현 IT칼럼니스트
▲ 김국현 IT칼럼니스트

“가장 강한 오프라인이 되는 길은, 가장 강한 온라인이 되는 길이었다.” 
『오프라인의 귀환』(페이지블루, 2015)의 저자 김국현 IT칼럼니스트는 힘주어 말했다. O2O(Online to Offline)와 옴니채널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해 이제 온·오프란인의 융합은 필수적이다. O2O란 한마디로 “온라인에서 시작된 소비자의 관심과 함께 오프라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의 모든(omin)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방식을 뜻한다

최근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택시 서비스가 O2O(Online to Offline)와 옴니채널의 전형적인 사례다. 디즈니는 총체적 O2O인 마이매직플러스를 제공 중이다. 애플의 오프라인 스토어 역시 O2O를 활용해 자사 제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전자 전파 방식의 표식이자 지침인 비콘(Beacon)을 통해 앱이 자동 연동되는 것이다. 비콘은 기존의 NFC 방식보다 편리하고 오차 범위가 작아 정확한 정보 파악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형 맞춤 광고를 선사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역시 O2O의 모습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궁리, 2013)로 국내 IT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선사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래서 이번 『오프라인의 귀환』 집필 계기가 궁금하다. 기자와 인터뷰에서 그는 “웹과 앱이 대중화되면서 IT는 이제 하나의 산업 분야가 아니라 우리 생활과 삶을 바꾸는 매개가 돼버렸다”면서 “우리의 일상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소비야 말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O2O도 옴니채널도 이 영향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난 1~2년간 기업 자문도 이 부분이 많았기에 그 생각을 정리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현재 평론과 만평을 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엔 ‘작가·평론가·만화가·개발자’란 직함이 올라와 있다. 포털사이트에 연재한 ‘낭만오피스’나 IT 관련 만화는 인기가 많다. 또한 그는 “아무래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 때문인데 관련해서 에디토이 리서치 스튜디오라는 자문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다”며 “이 스튜디오에서 만든 써보실만한 앱으로는 언제나 아이디어를 남길 수 있는 ‘1초 메모’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책의 아이디어도 이 앱으로 기록했다고 한다.

 

웹과 앱의 대중화, 그리고 일상의 변화

올해 ICT 10대 이슈로 ‘O2O(Online to Offline)’가 꼽혔다. KT경제경영연구소 ‘Issue Crunch’ 보고서에 따르면, O2O는 “사물 인터넷 시대의 가장 유력한 비즈니스로 부상” 중이다. 국내 O2O 거래액 규모는 약 15조원 내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오프라인 결제 비중을 추정해본 수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의 교집합을 O2O라고 하면, 모바일과 IoT 기술 발전으로 O2O 영역이 점차 늘어나 연 3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옴니채널을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싼 모든 쇼핑 채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고객이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다양한 쇼핑환경과 사용자 경험이 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책 제목 ‘오프라인의 귀환’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과거 십여 년간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체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이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풀어놓아야 할 때”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온라인(가상세계)은 오프라인(실제세계)의 부분집합은 아닌가 물어봤다.

이에 대해 김 칼럼니스트는 동네 치킨집이 지도앱과 맞집검색사이트에서 악플이 남겨져 있는데 근처에 있는 경쟁 치킨집이 배달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주인 아저씨가 전단지와 포스터로 홍보하면 장사가 잘 안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누군가의 삶과 비즈니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돼 있고 누군가는 이 아저씨처럼 분리돼 있다”면서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것이 결합된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것만이 변치 않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 칼럼에서 김 칼럼니스트는 “모든 노동은 궁극적으로는 위기 상황이다”라며 일자리를 기술이 대체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그 핵심에 ‘플랫폼’이 있다. 그렇다면 ‘플랫폼’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에 그는 “자동으로 굴러 가는 사업의 구조일 뿐”라며 플랫폼이 별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무리 소프트웨어의 힘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세련된 설명이 곁들여져도 결국 자동으로 굴러 가는 사업을 꿈꾸는 유서 깊은 욕망이라는 점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플랫폼은 양면시장이기에 다르다 말하기도 한다. 양면시장에서는 성격이 다른 두 고객이 서로 만난다. 개발자와 소비자라든가, 유튜버와 시청자라든가 이들이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상호작용해 플랫폼이라는 모터를 돌게 만든다. 그럴 듯하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 플랫폼이란 결국 주인은 되도록 가만히 있고, 참여자가 뛰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세련된 프렌차이즈를 만드는 일이다.”

 

자동화한 사업 구조 ‘플랫폼’

한편 언론시장 역시 인터넷신문의 등장 속에서 여전히 오프라인에 기댈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즉 오프라인 종이신문에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지 말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한 마디로 “미디어는 다르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미디어는 오프라인의 재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언론은 “다른 물질적 실체가 중요한 상품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는 “정보와 아이디어처럼 실체가 없는 콘텐츠는 되돌아갈 오프라인이 없다”면서 “우리 상식 속의 오프라인 미디어는 인류 역사상 극히 최근의 모습일 뿐”이라고 답했다. 결국, 언론 역시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고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김 칼럼니스트는 어느 칼럼에서 “한국 고용시장이라는 슬롯머신은 취업이라는 잭팟이 터지기 어렵게 개조돼 버렸다”, “프로의 일터, 능력이란 그 일터를 찾아 기웃거린 날들이 만들어주는 부산물이다”라고 적은 바 있다. 그렇다면 경력 쌓기조차 힘든 청년들을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혹자는 자기계발만이 살 길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사회개혁 없이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전자의 각자도생이 가능할 리 없는 것이 아무리 계발을 해도 인정해 줄 이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평균학점과 경쟁률이 함께 올라가니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보수와 진보가 맥락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상식이 겪어 보지 못한 변화 속에 지금 우리는 있다”고 말한다. 그는 “스펙은 현재의 질서가 청년층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로 무언가를 한 실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한다면 부조리한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실적이란 경력직이 아니더라도 영업을 해 본 경험이라든지, 어떤 기술을 만들어봤고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을 뜻한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IT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물어봤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테크놀로지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사회가 벼슬아치와 자본가만이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쓸쓸한가”라고 반문하며 “테크놀로지는 그 이외의 혁신가들이 가질 수 있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무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술이 바라는 세상은 “무명의 빈손이 불특정 다수의 대중과 만나 일으키는 변화”이고 그 중심엔 무명인과 대중인인 소비자가 있다. 그는 “이 변화도 그 다양성을 생각해 볼 때 완벽할 수도 무결할 수도 없다”면서 “하지만 무명인과 대중이 일으키는 이 변화가 한줌의 권력자가 일으키는 변화보다 낫다고 생각할 뿐이다”라고 답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IT라는 기술이 변화시키는 일상에 적극 대응하고 변화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계속 찾고 있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계속 주목되는 이유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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