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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과 불안정성 사이 … 미래는 어디로?
편의성과 불안정성 사이 … 미래는 어디로?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5.01.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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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87. 비트코인

장밋빛 비트코인의 미래는 밝기만 할까. 미국의 종합 시사잡지 <더 아틀란틱>은 지난 17일「마약은 배제하고, 비트코인의 핵심은 무엇인가(Without Drugs, What's the Point of Bitcoin. 이하 참조)」기사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최근 맨해튼에선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그는 온라인에서 마약 밀거래 사이트 ‘실크로드’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30살의 울브리히트는 이미 사이버 범죄로 인해 실크로드 사이트를 폐쇄 당했지만 새로운 버전으로 계속 밀거래했다. 문제는 이 마약운반상이 거래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했다는 데 있다.

미국 검찰에 따르면, 실크로드는 2011년 개설돼 12억 달러에 해당하는 수익을 올렸고, FBI에 의해 2013년 문을 닫을 때까지 8천만 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다. 울브리히트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전망은 어두워질 것이다.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도대체 비트코인이 무엇이길래 이럴까. 비트코인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미국 달러 같은 신용화폐와 다르게 비트코인은 관리·감독기관과 중앙은행이 없다. 따라서 규제도 없다. 사용자들은 외부의 어떤 간섭도 없이 익명으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디지털 화폐로서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2000년대 후반발명됐다. 그 이후 비트코인은 주류시장에 진입해 아마존, CYS(유통업체), 빅토리아 시크릿(화장품 업체) 등에서 법정 통화로 간주된다.

MS와 페이팔 등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상황이다. 시사잡지 <타임>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UC버클리 국제컴퓨터연구소 연구원인 니콜라스 위버는 IT정보 미디어 매체 <더 버지>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유별나게 추적 가능하다”고 말했다. 규제 받지 않는 화폐로서 비트코인은 불법 마약 밀거래 시장에 가장 적합한 수단인 것처럼 보인다. 비트코인이 익명성을 띠지만 추적 가능한 측면이 있다. 사용자들이 비트코인을 일반화폐로 바꿀 경우 그들의 이름이 일종의 공개 장부인 ‘블록체인’에 보관된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모든 거래내역을 기록한다. 블록체인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으로 P2P(Peer to Peer)방식으로 작동한다.

블록체인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인쇄기기 발명으로 등장한 20달러짜리 계산서를 한 번이라도 만져보고 사용해본 모든 사람들의 기록이 내재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공개 블록체인들은 사법기관들의 수사를 매우 쉽도록 도와준다. 불법 사용자의 신원이 한번 포착되면, 그의 모든 행적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물론 마약 이외 일반적 거래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변동성이 많아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기에 부족하다. 2014년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절반으로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화려한 등장이후 76%나 가치가 떨어졌다. 루블화는 러시아 중앙은행에서 이율 조정과 화폐 컨트롤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주지하듯이 비트코인은 사정이 다르다.

최대 약점은 ‘변동성’
공식 화폐로 인정받는 비트코인. 왜 그렇게 유동적일까? <워싱턴 포스트>의 맷 오브리언은 비트코인에 자산 거품이 많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들이 새로운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어려운 수학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채굴’이란 숫자로만 존재하는 비트코인을 획득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얻는 또 다른 방법은 거래소를 통해 현금을 주고 사는 것이다. 국내에도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 등을 통해 관련 스타트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쓰다 보니 돈을 투자할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이 1천 달러 이상이었던 2013년에는 그래도 투자할 만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더 이상 대출을 해가며 채굴하길 꺼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쿄에 설립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 곡스 CEO였던 마크 카펠리스(Mark Karpeles)는 지난해 파산 신청을 해야만 했다. 마운트 곡스 역시 도산했다.

이번 울브리히트 재판은 응당 비트코인이라는 화폐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을 것이다. 일간에선 비트코인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연일 정점을 찍고 있는 거래 규모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사용처 확산 △관련 스타트업의 등장과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부분이 많다고 얘기한다. 전통화폐와 자웅을 겨루려던, 합법적이고 인기 많은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 최근엔 사물인터넷이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그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로 비트코인 거래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그 미래가 정말 장밋빛일지 두고 볼 일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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