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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화물선 ‘드래곤’, 3D프린터로 역사를 쓰다
우주화물선 ‘드래곤’, 3D프린터로 역사를 쓰다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4.09.29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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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74. 스페이스 엑스社

▲ 우주화물선 ‘드래곤’은 과학 실험장비와 화물 등을 탑재했다. 스페이스 엑스사는 지난 9월 21일 아침에 ‘팰콘 9’을 쏘아 올렸다. ‘팰콘 9’은 우주화물선 ‘드래곤’을 실고 ISS에 무사히 도착했다. 사진출처 NASA

스페이스 엑스(SpaceX)사의 우주화물선이 정거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NASA는 무인 우주화물선 ‘드래곤(Dragon)’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케네디 우주 센터(NASA 소재, 플로리다 주의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다)에서 동부 시각으로 지난 21일 일요일 오전 1시 52분(현지시각)에 발사해 성공시켰다.
해외 소식에 따르면(fox6now.com), 이른 일요일에 발사된 우주화물선은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이하 ISS)의 삶을 변화시킬 3-D 프린터를 운반했다. 우주화물선은 과학적 실험을 위한 20마리의 쥐와 실험쥐를 촬영하기 위한 엑스레이 기계, 돌연변이 초파리, 지구의 바람을 탐지하는 레이더, 골프채 개발을 위한 상업용 실험장비 등 2천3백 킬로그램의 화물도 실어 보냈다. 스페이스 엑스사는 우주화물선이 이틀 뒤 동부 시각으로 22일 오전 ISS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12차례 우주정거장에 보급품 전달 미션
스페이스 엑스사는 16억 달러에 NASA와 계약을 맺고 ISS에 최소 12차례 보급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는 2012년 5월에 수행한 테스트를 포함해 우주 정거장으로 향하는 네 번째 수송 비행이다. 스페이스 엑스사의 미션 성공 전략팀 부소장인 한스 퀘니히스만(Hans Koenigsman)은 “이보다 좋은 발사는 없다. 정말 환상적이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모든 게 완벽했다”고 환희의 목소리를 냈다.
스페이스 엑스사의 미션 성공으로 우주정거장에서 필요한 도구와 대체용 부품의 일부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직접 만들어 쓸 수 있게 됐다. 3D 프린터는 장난감 레고 원료인 플라스틱 합성수지(ABS plastic)를 이용해 소형 부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좀 더 미래에는 화성이나 달에서 직접 원료를 조달해 사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만드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골프 장비 제조업체 코브라 푸마 골프사의 연구 및 실험 책임자는 “골프채의 재질과 구조는 자동차, 비행기, 우주선 등 우리 생활 속에 다른 많은 제품들과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이들 산업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의 주요 목적은 암컷 실험 쥐 20마리를 ISS에 보내 30일 이상 생존시키기와 새로 설치한 동물 사육장의 성능을 알아보는 것이다. 특히 우주에 머무는 우주인들의 근육과 뼈 강도가 약해지는 현상을 알아보기 위해 쥐를 이용해 X선 기계로 골밀도를 측정할 예정이다. 무좀균과 유전자 연구에 자주 사용되는 애기 장대 묘종, 30마리의 초파리도 함께 보내진다. 초파리 가운데 절반은 굶주림과 탈수 등의 스트레스 요인에 저항력이 큰 돌연변이종인데 과학자들은 이들로 유전적인 변화나 행동 변화를 관찰할 예정이다. 이들 쥐와 초파리 샘플들은 지구로 되가져와 실험을 지속할 것이다.

실험 쥐 생존 및 근육 강도 측정 연구 진행
또한 ‘ISS-RapidScat’라는 장치도 따라 온다. 대부분의 기상 인공위성은 항상 지구의 같은 곳 위의 궤도를 돌기 때문에 우주정거장보다 100배 이상 먼 곳에서 관찰해야 했다. 이제 이 장치를 이용해 더욱 정밀하게 지구 대양에서의 바람 등의 기상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 엑스사는 2017년까지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는 사업에 대해서도 NASA와 26억 달러에 계약할 예정이다.
무인 우주화물선이 도착한 ISS는 우주상공 일정궤도를 지속적으로 돌며 여러 사람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우주기지다. 최초의 우주 정거장은 1971년 4월 19일에 발사된 구소련의 살류트(Salyut) 1호다. 이후 살류트는 유인우주선인 소유스(Soyuz) 10호와 결합하여 정밀한 우주정거장을 이뤘다. 이곳에서 22명의 승무원이 1천600회의 실험과 관찰의 임무를 수행하며, 인간이 오랜 시간 우주 공간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진화하고 있는 우주정거장 기술
우주 정거장 기술은 점점 발달해 현재 ISS에 집약돼 있다. 1998년 건설을 시작으로 미국, 러시
아,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16개국에서 참여했다. 2010년 완공돼 7명 정도의 우주인이 ISS에 머물고 있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만든 다큐 「우주 정거장 안에서(Inside the space station)」에 의하면 러시아는 서비스 모듈을 담당해 승무원의 주거 공간과 추진력을 제공했고, 유럽 우주국이 제작한 콜럼버스 실험실에서는 무중력 연구가 진행된다. 이탈리아의 분리식 모듈은 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외에 100여 개 이상의 장비들이 450톤 이상의 우주정거장을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미 항공 우주국과 협의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해 ISS 활용이 불가능하다. ISS는 시속 2만7천740km의 속도로 하루에 지구를 15.78회 공전하고 있으며 45분 간격으로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우주비행사는 ISS에서 보수작업과 새로운 장비의 설치, 보급품의 적재와 보관, 우주선 안팎에서의 과학 실험, 의학실험 등을 수행한다. 또한 무중력 상태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화학 반응으로 지구에서는 복제할 수 없는 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에이즈 등에 도움을 주는 순도 100% 단백질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다. 무중력과 진공 상태에서 반도체를 만들면 지상에서 만든 반도체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성능이 우수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지상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달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와 유인화성탐사의 교두보 역할도 할 예정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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