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3:25 (일)
‘실크로드 동쪽 끝은 신라’ 이미지로 實證
‘실크로드 동쪽 끝은 신라’ 이미지로 實證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4.05.12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크로드 도록』 판매용 나왔다


실크로드 육로의 시점(한국 경주)에서부터 종점(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는 전구간을 약 600장의 사진에 담아 실크로드 육로 이미지를 총결산한 『실크로드 도록』(한국문명교류연구소, 창비 刊)이 판매용으로 재출간됐다.
이번 도록은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인 오아시스로, 초원로, 해로 중에서 해로를 제외한 육지의 길이 어떻게 동서양을 잇는 환지구적 문명교류의 통로가 됐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지난해 함께 출간된 『실크로드 사전』이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 중국이라는 기존의 통설을 깨고 한반도까지 연장시켜 한국 문화의 위상을 학술적으로 재정립했다면, 이번 도록은 이를 실증하는 시작적 근거자료서 의미를 지닌다.

 

정수일 소장은 이번 도록의 구성과 내용의 특징을 ‘실크로드의 학문적 정립에 초점을 맞춘 점과 실용성’에 있다고 말했다. “유물에 관한 소략한 설명에다가 몇 편의 관련 글을 곁들이는 식의 통상 도록과는 달리, 아직까지도 異論이 분분한 실크로드를 개념에서부터 전개과정에 이르기까지를 학문적으로 정립하려고 했다”는 것. 또한 이 도록이 실크로드를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데 ‘실용성’의 의미를 매길 수 있다.


정 소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실크로드 상에서의 한반도 위상을 바로잡아놓은 것’이다. 그는 “한반도가 실크로드에서 소외돼온 구태의연한 통념을 깨고 천년 고도 경주를 실크로드의 동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실크로드 상에서 개화한 한민족 문화를 발굴하고 확인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도록은 2013년 10월 『실크로드 사전』과 함께 출간됐으나, 비매품으로 나왔다가 독자들의 계속되는 문의와 구입 요청에 따라 판매용으로 정식 발간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실크로드’에 대한 국내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 


도록 간행의 주역인 정 소장은 그간 실크로드와 문명교루에 관한 다섯 권의 저서를 통해 ‘실크로드학’의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4대 여행기 중 3권(『이븐 바투타 여행기』,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오도릭의 동방기행』)을 譯註하고, 스스로 실크로드를 23차례나 답사해 두 권의 문명탐험서를 펴내기도 했다. 실크로드와 문명교류 연구의 명실상부한 세계적 권위자라고 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 각 도시마다 문명교류의 역사를 다루는 내용을 실어 단순한 화보집이 아닌 단행본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꾸민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각 도시와 한반도 간의 문명교류 관계를 밝히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실크로드 주요 거점에는 그 지역과 관계된 교류 관련 내용과 특정 길을 지도로 만들어 독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유리의 길, 명도전로, 초피로, 스키타이의 동방교역로, 비단의 서전 루트, 옥의 길, 종이의 길 등 실크로도 육로상의 교역로를 비롯해 비너스상 출토지, 민영환의 초원로 귀환 코스, 혜초의 서역기행 노선 등을 박스기사로 편집하기도 했다.


2006년에 설립된 한국문명교류연구소는 정수일 소장과 김정남 이사장을 중심으로 실크로드에서 꽃핀 인류문명의 실체를 체험하고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작업 등을 통해 ‘문명’과 ‘문명교류학’ 연구 기반을 다져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