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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非世說_ 대통령 도서관
是非世說_ 대통령 도서관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3.12.0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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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도서관(presidential library)’은 대통령의 치적과 업적을 기리고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그 始原은 미국이다. 통상 해당 대통령이 사용하던 물품과 유품, 그리고 임기 중에 관여한 공무에 관한 자료, 서적, 사진 등 역사적 기록물을 전시하는 박물관과 함께 세워지기도 한다. 고대 이집트의‘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과 관련이 있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으로 세계의 첫 대통령 도서관으로 꼽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도서관은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에서 딴 도시의 지명이라는 점에서 현대적 의미의 그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싶다.

미국의 대통령 도서관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것이 처음이다. 2차 대전 막바지인 1945년 4월, 루즈벨트 대통령의 급서로 백악관 주인이 된 트루먼을 두고 미국 국민들은 그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백전노장 처칠과 스탈린을 상대로 세계대전을 어떻게 치러낼지에 대한 두려움과 의문이었다. 그러나 트루먼은 당찬 결단으로 완벽한 승전을 이끌어내 일약 인기 최고의 대통령이 된다. 트루먼의 진가는 은퇴 후 더욱 빛난다.

대통령직을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던 날, 그는 비행기와 경호원을 마다하고 일반시민들과 함께 야간열차를 타고서 향리로 향했다는 점이 미국 국민들을 감동케 한다. 트루먼은 은퇴 후 재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이사 비용을 꿀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정치나 사업과는 일절 인연을 끊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회고록 집필에 몰두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했지만, 생계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전직 미 대통령을 돈방석에 앉힌 회고록 집필은 트루먼이 시초였다. 트루먼은 1956년 고향인 미주리州인디펜던스에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을 짓고 편안한 여생을 보낸다.

트루먼 대통령 이후 지금껏 미국에서는 대통령 도서관을 설립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고 있다. 대표적인 대통령 도서관으로는 아브라함 링컨, 캘빈 쿨리지, 린든 존슨, 조지 부시, 클린턴, 존 F. 케네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존 F. 케네디 도서관은 美의회도서관, 뉴욕공립도서관과 함께 미국의 6대 도서관으로 꼽힐 만큼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오바마 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도 건립이 한창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바마 도서관과 관련해 미국의 여러 대학이 서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가운데 여러모로 오바마 대통령과 인연이 많은 시카고대가 유력하다는 외신의 전언이다. 오바마 자신이 시카고대 법대 강사를 역임했고, 부인 미셀은 시카고대 대학병원 대외협력담당 부원장을 지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의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가 유치 경쟁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선언해 경쟁에 나섰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에 소재한 하와이대도 유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의 국민적 인기가 좋은 것 같다. 미국의 대학들이 대통령 도서관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은 국가원수의 유산과 다양한 기록을 보존한다는 의미 외에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이는 대통령의 국민적 인기가 그 바탕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을 본 딴 대통령 도서관이 있다. 지난 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존 시 설립된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이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오랜 논란 끝에 2012년 11월 서울 상암동에 개관된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에도 도서관이 있다. 정식명칭이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이다. 그러나 박정희대통령 도서관은 서울시와 박정희기념사업회가 도서관의 운영 방식에 이견을 보이며 대립하면서 도서관은 없애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유일의 대통령 도서관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것이 유일하다.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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