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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호 새로나온 책
70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10.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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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 어바니즘―유럽의 도시에서 배운다, 티머시 비틀리 지음, 이시철 옮김, 아카넷, 744쪽, 37,000원
이 책은 ‘녹색’과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구현된 유럽 도시의 다양한 선례들을 살펴보고 그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책이다. 일상의 언어로 쉽고 설득력 있게 뜻을 펼쳤다는 점에서 지속가능도시의 미래를 점쳐 보려는 독자들에게, 현장성을 띤 풍부한 사례 위주로 서술됐다는 점에서 도시 계획이나 정책 관련 연구자와 공무원, 활동가들에게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가와 자연에 관한 담론을 다뤘다는 점에서 도시와 국가를 둘러싼 삶의 방식에 대한 통찰과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고와 언어, 레프 비고츠키 지음, 이병훈·이재혁·허승철 옮김, 한길사, 492쪽, 30,000원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개의 실험적 연구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는 아동기 개념의 일반적 발달 과정을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동의 과학적 개념과 자연발생적 개념의 발달을 비교 연구하는 것이다. 이런 실험 결과에 기초해서 비고츠키는 사상과 단어의 관계를 통해 언어적 사고 과정 전체를 상호 연관되고 일관된 모습으로 제시한다. 비고츠키의 연구는 인간의 정신적 기능들과 기호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그의 이론적 지향성은 언어학이 오늘날 봉착한 근본적 한계, 즉 규정된 대상에 대한 객관적 지식 추구에 열중한 나머지 대상 자체의 고유한 기능적 속성을 도외시하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유효한 출발점을 제시해준다.

■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수련 옮김, 새물결, 343쪽, 28,000원
슬라보예 지젝의 1989년 저작 The Sublime Object of Ideology를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지젝의 사상적 출발점이자 모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단순히 라캉을 소개하는 위치를 넘어서서 라캉의 목소리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비상한 능력이 있는 듯하다. 이 책은 라캉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라 라캉에 관한 기존의 관점을 갱신하기 위한 출사표와도 같다. 이 책의 목표는 지젝 자신이 서론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통상 포스트구조주의자의 범주 속에 포함되는 라캉을 구출하는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그의 이론에 올바로 입문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물론 라캉을 경유하는 것은 ‘헤겔’을 구출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 자유로서의 발전, 아마티아 센 지음, 김원기 옮김, 유종일 해제·감수, 갈라파고스, 508족, 23,000원
저자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웅대한 문제의식의 결정판으로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장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의 목표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역량의 회복을 통해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균형 잡힌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발전관은 개발독재에 신음했던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그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 시기에 민주화와 사회정의를 위한 저항과 투쟁이 실제로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구에 직면했음에도 아직까지 개발독재의 망령과 성장숭배의 폐해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사회가 어떤 문제의식과 실천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정전 형성의 논리, 이형대 엮음, 소명출판, 512쪽, 37,000원
정전(Canon)은 사회문화적 형성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 문명권이나 지역 국가에 따라 그리고 시대에 따라 정전화 및 탈정전화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행 정전 연구는 현재중심주의적 편향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좁은 연구의 시야를 극복하고자 시기적으로는 근대 이전의 중세나 고대까지, 공간적으로는 비서구 지역의 다양한 문명권까지, 대상 텍스트로는 제한된 근대적 의미의 문학텍스트를 넘어 인문학텍스트 전반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이는 그간 서구 중심으로 수행된 정전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타자적 맥락에서 재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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