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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호 새로나온 책
697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8.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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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분석의 역사 1·2·3, 조지프 슘페터 지음, 김균 외 옮김, 한길사, 각 권 35,000원
『경제분석의 역사 1』은 경제학사를 연구하는 관점과 범위, 그리고 고대에서부터 17세기 중상주의 시대까지의 경제분석 역사를 그려내며, 『경제분석의 역사 2』는 1790년부터 1870년대의 경제분석 역사 및 주요 이론을 검토한다. 『경제분석의 역사 3』은 1850년대 이후부터 1914년, 그리고 그 이후 현대의 경제분석 역사 및 주요 이론을 다뤘다. 조지프 슘페터(1883∼1950)는 경제학에 자연과학과 수학적 방법을 도입하는 것을 권장했다. 역사학파나 오스트리아학파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분리를 강조한 것과는 달리 슘페터는 ‘통일과학’을 주창할 정도로 과학적 방법론과 분석틀을 존중했다. 1996년 번역 기획해서 2013년에야 출간됐으니 17년이 걸린 셈이다. 경제학의 더 넓은 시야를 만나볼 수 있는 力作이다.

■ 넘나듦의 정치사상, 강정인 지음, 후마니타스, 468쪽, 23,000원
이 책은 학문적으로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 학문이 서구중심주의를 너무나 깊이 내면화한 데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명료하게 형상화하고 나아가 이를 타개하고 극복하기 위한 전력을 정치사상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저자 자신이 그동안 서양 정치사상 연구에만 몰입해 온 데 대한 자기 반발로 동아시아나 한국의 정치사상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저자는 서양 정치사상은 물론 현대 한국 정치나 동아시아 전통 사상을 연구해 왔는데, 이는 동시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탈서구중심주의’를 추구해 온 과정이었다.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발표했던 논문들을 엮은 책이다.

■ 별밤의 산책자들, 에른스프 페터 피셔 지음, 송소민 옮김, 알마, 368쪽, 17,500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에 매혹됐던 우주 연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고대의 아리스토 텔레스부터 현대의 스티븐 호킹까지, 우주와 별을 사랑한 그들이 밤하늘에 던진 질문과 깨달음을 모았다. 오늘날 그들의 결단력과 끈질긴 열정, 헌신이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전진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위대한 별 관찰자들의 과학적 업적에 대해 우리가 알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나아가 그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을 진지하게 통찰하여 자연과학적 사고의 진정성을 일깨워 준다.

■ 불멸의 이론, 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이경식 옮김, (주)휴머니스트출판그룹, 640쪽, 28,000원
단순하기 짝이 없던 이론이 어떻게 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논쟁 가운데 하나는 촉발했는지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과학 역사서다. 오늘날 베이즈 정리는 금기와는 관련이 먼 것으로, DNA 염기서열 분석에서부터 스팸메일 필터, 언어, 선거 예측, 국방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분야에서 활용되는 이론이다. 냉전 시대 핵 잠수함 추적과, 유실된 수소폭탄의 탐색, 폐암의 발생 원인과 보험과 수익 계산까지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베이즈 정리가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은 바깥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어둠 속에 있어야 했다. 왜 통계학자들은 자그마치 250년이라는 세월 동안 베이즈 정리를 금기시 한 것일까. 오랜 시간 동안 뜨거운 논란 속에서 생과 사를 반복했던 베이즈 정리 이론에 대해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담아 풀었다.

■ 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만든다, 박길성 지음, 고려대출판부, 272쪽, 14,000원
총론을 포함해 총 3부 8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특히 저자는 복합, 복잡, 압축으로 요약되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갈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전체적인 기조에 해당하는 총론은 한국사회의 갈등에 대면하는 해법으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협업’을 제시한다. 역사의식이란 화합할 수 있는 능력, 그 누구와도 더불어 사는 지혜로 규정하며, 보수와 진보의 연대적 공존을 시대정신으로 설정한다. 갈등을 토해 내는 한국사회의 현장을 소개하며, 기능적 수월성을 넘어 가치에 대한 성찰을 주문한다.

■ 소크라테스의 앎과 잘남, 양승태 지음, 이화여대출판부, 424쪽, 28,000원

『앎과 잘남: 희랍 지성사와 교육과 정치의 변증법』의 후속편으로, 전편에 이어 희랍 지성사라는 큰 틀에서 기원전 5세기 말 희랍에서 전개된 지성사적 발전과정을 서술하면서, 특히 정치철학이 태동되는 과정과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앎과 잘남』 1권이 소크라테스 이전의 희랍세계, 즉 호메로스로 대표되는 신화와 구전의 시대부터 소피스트 운동 시대까지를 다루었다면, 이 『소크라테스의 앎과 잘남』은 철학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삶에 집중한다.

■ 식민지 불온열전―미친 생각이 뱃속에서 나온다, 정병욱 지음, 역사비평사, 304쪽, 15,000
‘식민지’는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했던 시기다. ‘불온’은 통치 권력이나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태도나 기질이다. 이 책은 바로 일제 강점기 불온한 사람들의 삶과 저항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독립투쟁사에 길이 빛날 큰 사건을 이끌지 않았다. 지극히 평범할 수도 있다. 거대 역사 속의 평범하고 작은 개인들. 하지만 이들에게도 통치 권력은 일상을 죄어왔다. 이들은 그 속에서 독립의 꿈을 안고 저항한다. 권력과 체제에 맞서며, 불온한 사상과 언동을 내보인다. 독립투사도 불령선인도 아닌 사람들. 그렇지만 식민 권력에 맞서고 불온 언동자로 낙인찍히고 검거된 사람들. 그들 삶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책의 주인공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근대와 근대의 맞섬, 다양한 근대의 충돌을 만나게 된다.

■ 시계와 문명, 카를로 M. 치폴라 지음, 최파일 옮김, 미지북스, 244쪽, 13,000원
이탈리아의 저명한 역사학자 카를로 치폴라가 근대 초 유럽 문명의 극적인 부상을 기술 진보의 측면에서 탁월하게 설명한 저작으로 『대포, 범선, 제국』과 함께 유럽 근대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13세기 후반, 가장 후진적인 문명인 유럽에서 최초의 기계 시계가 탄생했다. 유럽은 왜 시계를 만들었을까? 비슷한 시기에 출현했던 대포와 시계는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었을까. 시계는 과학 혁명과 산업 혁명에 어떤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까? 아시아, 특히 중국은 어째서 기계 시계를 만들지 못했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극적인 근대사적 분기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13세기 후반 유럽에서 기계식 시계와 대포가 같은 시기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역사적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으며, 시계 장인과 대포 장인은 유럽 금속 수공업자 계층의 괄목할 만한 성장의 소산이었던 것이다. 즉 대포와 시계의 동시 출현은 유럽식 발전의 특징을 증언하는 것이며 앞으로 전개될 역사의 양상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 유행의 시대―유동하는 현대사회와 문화,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윤태준 옮김, 오월의봄, 176쪽, 13,000원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영화를 보고, 똑같은 음악을 듣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똑같은 기계로 통화를 한다. 각자의 개성은 없어진 지 오래다.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 어떤 문화를 구매한다. 저자는 오늘날 유동하는 현대사회의 문화를 되짚어보고 있다. 문화는 이미 소비시장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유행에 종속된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화의 기치 아래 온 인류가 공유하는 똑같은 문화는 결국 초국적 자본이 최대한의 이윤을 얻기 위한 상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 1942 대기근, 멍레이·관거펑·궈샤오양 외 엮음, 고상희 옮김, 글항아리, 412쪽, 19,000원
사상 최대의 아사자가 발생한 1942년 중국 허난성의 대기근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참사를 직접 겪은 당사자들을 세 명의 기자가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책은 왜 1942년에 돌이킬 수 없는 대기근을 초래 했는지 그 이유를 좇는 한편, 현장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대조함으로써 사라진 역사를 복원한다. 또한 3백만 명의 죽음을 초래한 이 대기아는 결코 자연의 탓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무책임함으로 비롯된 인재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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