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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히로시 교수, 일본 역사학계 비판 저작 출간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 일본 역사학계 비판 저작 출간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3.04.0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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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사진)는 조선시대 사회·경제사를 연구해 동아시아적 시야에서 한국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온 역사학자다. 2002년부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0년부터 도쿄대 명예교수로 있다. 그가 최근 잇따라 ‘한국사’와 관련된 저작을 출간했다. 『나의 한국사 공부』(너머북스, 2013.1), 『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한다』(창비, 2013.3)이다.

앞의 책은 ‘새로운 한국사의 이해를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한국 역사학계에 달갑지 않은 비판을 던지면서 ‘소농사회론’으로 압축되는 그의 역사관을 피력했다.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적 입장인 내재적 발전론이나 자본주의 맹아론은 그 발전 모델을 서유럽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어서, 조선사회의 독자적인 성격이나 그에 규정된 근대 이행과정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뒤의 책은 그가 일본 역사학계에 제출했던 기왕의 논의들을 묶어낸 것으로, 전체적인 논의는 일본인의 자국 역사 인식의 모호점을 명확히 하고 그 오해의 기원을 추적하는 작업으로 수렴된다.

특히 그는 19세기 서구 근대문물 수용기에 일본이 어떻게 스스로를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했으며, 그 차별화의 기원은 무엇인지를 추적하고 있다. “일본을 한국이나 중국보다 높이 평가하려는 일본의 역사연구자와 일반국민의 인식에서 유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결여가 큰 문제점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그는 일본의 역사학계의 유교인식을 비판하는 데 논의를 집중했다.

또 하나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그가 일본의 진보적 경향의 연구자를 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보기에 이들 진보적 역사학들 역시 일본사회가 서구적 ‘봉건제’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하는 면에서는 보수적 연구자들과 똑같이 ‘탈아입구’적 일본사 인식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40여년을 한국사 연구에 몰두해온 일본의 역사학자가 던진 이 학문적 고백과 비판이 한·일 두나라의 역사인식에, 그리고 학계에 어떻게 수용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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