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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용석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 박용석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위원장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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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31 14:21:04
대학과 함께 국가의 연구기지로 꼽히는 곳이 민간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민간기업이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연구에 집중한다면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국가정책을 결정하는데 근거자료를 마련하고 장기적인 국가전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요즘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로 이뤄진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위원장 박용석, 이하 연구전문노조)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위원장 장순식)이 기획예산처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안)’(이하 관리기본법)을 놓고 술렁이고 있다. 박용석 연구전문노조 위원장을 만나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변화와 기획예산처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들었다.

△연구전문노조는 최근 정책자료집을 통해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으로 일원화된 이후 기관경영의 파행을 불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각 부처가 세 확대를 위해 연구기관을 우후죽순격으로 늘린 상태에서 통합관리가 필요하지 않았습니까.
“통합·일원화 자체가 파행운영을 불러온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교통정리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통합이후 기획예산처는 ‘인력감축, 근로조건 강화, 연구용역 수주’실적에 따라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예산을 차등지원 했습니다. 중요 정책연구 예산은 여전히 각 부처에 있는 상태에서 연구기관들이 용역과제에 치중하다 보니 각 부처의 입장에 맞는 연구결과들을 내오게 됐고, 기관의 자율성과 공정성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연구의 공정성이 떨어진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무엇입니까.
“의약분업만 하더라도 보건산업연구원에서 연구를 수행할 당시 내부적으로 많은 반론들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연구자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머물렀을 뿐 보건복지부가 발주한 연구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의약분업은 이후 사회적 혼란을 불러왔습니다. 발전산업민영화 문제도 연구가 제대로 됐다면 발전산업을 경쟁체제에 맡기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분리민영화가 불러올 결과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팔겠다’는 방침을 미리 정하고 나서 이에 따른 연구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문제점이나 부작용을 밝히지 못하고 정부입장을 대변하고 홍보하는 쪽에 국한됐지요. 이처럼 용역과제에서는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검증하고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연구에 경쟁논리를 적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까.
“국가의 중장기적인 대계를 마련하기 위해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1차적으로 공익연구, 공정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구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연구수주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연구자체가 상업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국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잃게 만듭니다. 특히 연구자의 가치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인문사회연구는 더욱 그렇습니다. 경쟁논리를 전면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학사회도 경쟁논리가 가져온 부정적인 결과들을 주목해 주길 바랍니다.”

△’자율경영’을 목표로 기획예산처가 추진하고 있는 ‘관리기본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관리기본법’은 국무총리실 산하 42개 출연연구기관을 제외한 정부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합니다. 실제로 이들 기관의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만들어 졌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그 동안 구조조정만을 앞세웠지 산하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근절, 임원 인사 공정인선 등에는 소홀했습니다. 관리기본법도 운영의 자율성 보장에 필요한 기관장 공모제나 연합이사회 운영 등의 조항은 뺀 채 출연기관의 경영혁신을 평가했던 ‘정부혁신추진위원회’를 법적 기구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획예산처의 권한만 강화하는 것입니다.”

△정부출연기관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 시급히 해결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각 부처로부터 독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총리실에서 독자적으로 예산을 관장하고 집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정권에 따라 통합, 분리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기능이 중복된 것도 있는데 이는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틀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통치권자가 바뀌면 정부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데 연구기관은 그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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