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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잔액 1조 달러 넘어…1인당 1만3천 달러 '빚'
총 잔액 1조 달러 넘어…1인당 1만3천 달러 '빚'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2.05.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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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자금 대출로 '몸살'

대학생 학자금 대출로 인한 경제·사회적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심각하지만 미국은 규모 등 면에서 훨씬 더 심각하다.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최근 의미있는 기사 하나를 게재했다.

미국의 대학생은 물론이고 재학 중 학자금 대출을 받은 졸업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로 인해‘인생의 목표’가 좌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는 한 사례로 올해 32세인 니콜 페르코의 처지를 들고 있다.

그녀의 꿈은 수녀가 되는 것이다. 현재 수련과정에 있지만 그녀는 그 꿈을 7년 간 연기하기로 했다. 대학 재학 중 받은 학자금 대출 때문이다. 6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 상환이 그녀의 일생의 목표를 잡아매고 있는데, 그녀는 이미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10년 세월을 보냈다. 여기에 2만 달러에 이르는 신용카드 대출도 그녀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바람에 그 같은 결정을 한 것이다.

<허핑턴포스트>는 니콜 페르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학자금 대출로 인해 인생의 목표가 좌절당하고 있는 한편으로 이 문제가 미국의 경제회복에도 위협적인 존재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학자금 대출 잔액은 1조 달러(약 1140조 원)를 넘어섰으며, 대출자 한 명당 평균 1만2천8백 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로스쿨 출신 등 학비가 비싸 대출액이 큰 학자금 대출 잔액 상위 1%는 일인당 평균 15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연봉 20만 7천 달러의 봉급자가 10년 동안 갚아나가도 벅찬 액수라는 것.

뉴욕주의 경우 학자금 대출자 가운데 4분의 1이 상환을 못하고 있는 처지에 봉착해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환 연체율은 이미 10%를 넘어서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학자금 대출 상환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기는 있다. ‘파산(bankruptcy)’신고를 하면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파산자로서 상환불가(undue hardship)를 입증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 문제는 급기야 집단시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뉴욕 맨해튼의 유니언스퀘어 파크에서 대학생 수백명이 저마다 목에 숫자가 적힌 네모난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목에 건 숫자는 다름 아닌 각각의 학자금 대출금액이었다. 이날 시위에서 미국 대학생들은“위험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대형 은행은 구제해주면서 왜 대학생들의 부채는 탕감해주지 않느냐”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런 시위가 조만간 서울을 비롯한 우리의 대도시에서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이러한 심각한 학자금 대출 상환문제는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로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올해 6월 말 시한으로 절반인 3.4%로 낮췄던 미 정부와 의회는 7월 원상복귀 시점으로 앞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 24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방문해 학자금 대출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법을 내놓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오는 7월 1일부터 학자금 대출이자가 6.8%로 현재의 두 배가 되는데, 이를 동결하는 한편 대출기한을 연장하라고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 공화당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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