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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신간(634호, 2012.3.5)
텍스트로 읽는 신간(634호, 2012.3.5)
  • 교수신문
  • 승인 2012.03.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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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근대회화의 혁명-도미에에서 샤갈까지, 게오르크 슈미트 지음, 김윤수 옮김, 창비, 208쪽, 16,000원

"그런데 여기에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전진은 하나같이 미술적 표현의 새로운 세계를 온통 혁명적으로 정복하는 것이면서도, 그것은 일종의 유기적인 성장의 논리를 갖고 앞선 단계에 연결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열 사람의 화가는 각자 모두 그들 자신으로서는 가장 필요한 일을, 가장 개인적인 필연성을 실행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고찰해 볼 때, 이 100여년 동안 일어난 사실이 꼭 그대로, 극히 의미있게, 회화의 발전사 전체 속에 얽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내셔널리즘의 틈새에서, 야마시타 영애 지음, 박은미 옮김, 한울, 304쪽, 29,000원

"한일 양국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진정한 청산을 이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인 피해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경우 민족 문제로서의 접근이 그 나름의 당위성을 지니고 일면의 진실을 부각시킨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야를 더 넓혀 천황제 파시즘 아래에 있던 일본군의 침략을 받은 아시아 각지에 위안소제도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지역에 따라 피해 형태의 차이마저 있으며, 그 기본은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노예제도라는 인식에 설 경우 이런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돼 온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은 다분히 여성억압적인 요소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장 자크 루소 지음, 진인혜 옮김, 책세상, 460쪽, 25,000원

"루소는 1772년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자신이 부조리한 세계에 둘러싸여 있다고 느꼈고 자신이 낯선 존재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부조리와 불의에 대항해 이 책을 쓰면서 이 세상에서의 자신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 이상적인 세계를 환기하는 첫 번째 대화에서 시작해 당당하게 초월을 선언하는 것으로 끝나는 이 책은 개인적인 불행과 인간적인 고난을 환기하면서도 암흑에 빠지지 않고 빛을 지향한다. 그리하여 루소는 모든 불행을 정면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함으로써,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운 것,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다."(옮긴이 해제에서)

문명 담론을 말하다-현대 '문명학' 정립을 위한 시론, 전홍석 지음, 푸른역사, 480쪽, 23,000원

"이 책은 현대 문명 담론의 발화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단·복수적 문명 패러다임의 서구 중심적 패권주의 성향을 극복하고 참된 문명관을 모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런 의미에서 탈냉전기 인류의 미래와 역사를 '문명'이라는 새로운 분석 단위로 해석하고자 한 대표적인 두 학자 후쿠야마와 헌팅턴을 단수적 문명론과 복수적 문명론이라는 관점에서 검토하고 오류를 지적할 것이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서 학자들의 여러 문명에 관한 '담론'을 분석하고 이를 생태지향주의 차원에서 융?통합해 인류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것이다. 즉 '문명생태주의 담론'이라는 시각에서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문명관을 안출하기 위함이다."

바울의 정치신학, 야콥 타우베스 지음, 조효원 옮김, 그린비, 320쪽, 20,000원

 "저는 신학적으로 사유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신학적인 자료들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긴 합니다만, 정신의 역사, 현실의 역사의 차원에서 사유를 전개하고 있는 겁니다. 슈미트가 법학적 개념들의 신학적 잠재력에 대해 물었다면, 저는 신학적 은유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대해 묻습니다. 또 저는 도덕에 관해 사유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최후의 심판관이 아니니까요. 제 눈앞에 떠오르는 건 칼 슈미트도, 칼 바르트도 아닙니다. 저는 다만 그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를 알고 싶은 겁니다. 1848년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키르케고르가 가진 정치적 잠재력은 아주 오랫동안 평가절하돼 왔습니다. 이 점을 처음 지적한 사람이 바로 칼 뢰비트였지요."

■ 시장은 정의로운가, 이정전 지음, 김영사, 324쪽, 14,000원

 "이 책에 한 가지 더 추가된 의도가 있다. 시장이 공정하다고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갈리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시작된다. 각종 사회적 현안들을 놓고 이 양쪽 진영은 사사건건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소득분배의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지식인 사회의 양극화(담론의 양극화)도 걱정스럽다. 그래서 시장의 공정성에 관해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다른지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생각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 모델의 혁신, 딩쉐량 지음, 이희옥?고영희 옮김, 성균관대출판부, 316쪽, 20,000원

 "거시적인 시각에서 볼 때, 만약 1980년대 말 이후 형성된 중국발전 모델, 그리고 그 모델에서 파생돼 강력해진 '특권자본주의'가 20여년 후인 오늘날 대중시장 모델로 전환될 수 있다면, 이것은 바로 민중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이고 근대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외 모두 평화적인 환경에서 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이 등장한 것은 중국 내 혁명과 동란이 중앙정부의 권위를 무너뜨렸기 때문도 아니며, 외부의 적에 의해 중국의 국가기구가 붕괴됐기 때문도 아니다. 이러한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자주적이며, 토착적인 두 가지 긍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창의성-과학과 윤리의 융합, 마이크 W.마틴 지음, 노희정 옮김, 서광사, 232쪽, 19,000원

"나는 과학적, 기술적 창의성이 새롭고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산출하는 행위나 덕인 도덕적 창의성을 구성한다고 생각한다. 과학과 과학에 기반을 둔 전문직 활동은 인간의 행복을 증진하며 환경을 향상시키고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하며 과학자들이 과학적 작업을 통해 발견한 의미를 심화시킨다. 하지만 과학적 창의성은 이러한 모든 영역에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 바로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창의성은 과학 영역과 과학 윤리의 영역에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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