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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출신 출마자, 기성 정치벽 넘지 못해
교수출신 출마자, 기성 정치벽 넘지 못해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2.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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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9 17:55:47
지난 6월 13일 치러진 ‘제 3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48.8%라는 역대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가 극에 달한 데다 월드컵 열기까지 더해 선거 기간 내내 무관심과 냉대가 이어졌으니, 50%가 채 되지 않는 투표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 선거에는 십여 명의 교수가 후보로 출마해 전문성과 도덕성, 청렴성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기에는 잇따른 악재가 너무 컸다.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지사에 출마한 손학규 전 서강대 교수와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로 출마한 염홍철 전 한밭대 총장은 막강한 당세와 인지도를 등에 업고 비교적 수월하게 당선됐다.

이성웅 전남대 교수(산업공학과·사진)의 당선은 현역교수로서는 유일하다. 이성웅 교수는 새천년민주당 광양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비록 당선하지는 못했지만, 김석준 부산대 교수(사회교육학부)와 김정민 목포대 교수(지역개발학과)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김석준 교수는 민주노동당 부산 시장 후보로 출마해 일관성 있는 공약과 흑색 선전 않는 참신한 선거운동을 펼쳐 3위를 기록했고, 무소속으로 목포시장 후보에 출마한 김정민 교수는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다가 2위를 기록했다.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경선 탈락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한나라당 공주 시장 후보에 출마한 이준원 공주대 교수(행정학과)는 3위를 기록했다. 이학렬 전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한나라당 고성 군수에 당선됐고, 자민련 예산 군수 후보로 출마한 홍성찬 전 공주대 교수는 한나라당 후보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정하용 배재대 교수(사회과학부) 역시 무소속으로 대전 시장에 출마해 3위를 기록했다.

사회당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김영규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인천 지역 대학 민주화와 노동자 빈민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며 선전했으나 다섯 후보 가운데 5위를 기록했고, 김준기 전 신구대 교수는 민주노동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3위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기초의원에 출마한 조진상 동신대 교수(도시조경학부)는 광주시의원에 출마해 녹색후보로서 생활 속의 공약을 내세우며 선전했지만, 기존 정당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당선이라는 열매를 딴 교수는 적지만, 일관된 공약과 깨끗한 선거운동으로 기존 정치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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