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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의존 정부 정책의 실패…공적 부담 확대해야
사립대 의존 정부 정책의 실패…공적 부담 확대해야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6.07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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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원인과 해법은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들고 나온 이후 정치권에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결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근본적으로 고등교육 재정구조가 변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국가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 쏟아지는 정치권 대책= 정치권의 논의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값 등록금’ 논쟁을 선점한 한나라당은 국가 장학금 확대, 학자금 대출 제도 개선, 부실 대학 구조조정 등을 들고 나왔다.
여기다 최근에는 대학에 등록금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 등록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아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등록금 부담완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임해규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등록금 자체가 워낙 올라있어 획기적인 (인하)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거들었다.

올해 초 ‘무상복지 시리즈’의 일환으로 ‘반값 등록금’을 들고 나왔던 민주당도 국가 장학금 확충과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에는 같은 입장이다. 추가로 학자금 대출의 학점 제한을 완화하고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년 예산에 반영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5천억원의 추경 예산 편성을 주장한다.

민주노동당은 결이 다르다. ‘정부 책임 등록금제’를 주장하고 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신설해 매년 10조원 안팎의 재정을 고등교육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는 것은 물론 시간강사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의 高등록금 정책을 低등록금 정책으로 바꾸자는 기조여서 한나라당ㆍ민주당과는 차별된다.

□ 등록금 문제 원인은= ‘우골탑’이 말해주듯 1989년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 이후 높은 등록금은 항상 문제가 돼 왔다. 사회적 이슈로 본격 제기된 것은 2006년부터다. OECD가 교육지표에 대학 등록금 통계를 포함했다. 등록금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83%에 달하는 대학 진학률은 등록금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게 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등록금 문제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한다. “사립대 법인들이 무능하고, 그런 법인을 인가해 준 정부 정책의 실패”라는 것이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에도 고등교육을 사립에 의존하는 정부 정책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도입되면서 사립대는 더욱 확대됐다.

4년제 일반대학 숫자를 보면 국공립대는 1999년 26개에서 2010년 27개로 1개가 늘어났다. 반면 사립대는 132개에서 20개가 늘었다. 같은 기간 입학정원 역시 국공립은 185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사립대는 1만6천384명이 증가했다. 참여정부 때 추진한 대학 통ㆍ폐합의 영향으로 국공립대 전문대학은 1999년 16개에서 2010년 9개로 줄었다.

입학정원을 감축하고 학과 통ㆍ폐합 등을 추진한 대학 구조개혁 사업 역시 등록금 인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입학정원을 줄이면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입 감소는 해마다 누적된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 투자가 필요한데, 줄어든 정원만큼 등록금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학 구조조정이 등록금 문제의 완전한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말해준다.

□ 해결방안, 어디서 찾아야= 고등교육 재정 전문가인 반상진 전북대 교수는 “OECD 지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원인은 고등교육 재정의 구조적 문제”라며 “국가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가의 공적 책임을 늘리면 등록금을 지금보다 30% 정도는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반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정부에서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면 대학 등록금이 그만큼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라며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지원보다 사업비 중심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송기창 교수는 “정치권에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한 것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라며 “고등교육세 신설이나 교부금법 제정이나 지금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라고 강조했다. 사립대에 대한 공적 부담 확대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송 교수는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지원을 통해 등록금을 낮추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다소 차이를 보였다.

김영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한동대 총장)은 지난달 3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등록금 부담 완화 논의는 국가 재정지원 확대 방안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라며 “정부 지원을 늘리면 학생ㆍ학부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고 요구했다.

대교협은 이와 함께 △적립금 적극 활용 △학생 장학금 확충 노력 △기부금 모집 노력 강화 △대학의 재정 효율화 △투명성 강화를 통한 대학운영의 부실요소 제거 등을 대학의 자구노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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