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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 : 태음인의 체질과 심리
[사상의학] : 태음인의 체질과 심리
  • 교수신문
  • 승인 200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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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2 09:52:12
이용원 / 청뇌한방병원 총괄병원장

사상의학은 설문을 통해 ‘몇 가지 성향이 몇% 이상 나타내면 무슨 체질이다’라고 하는 그런 ‘귀납적인 학문’이 아니다. 그 체질의 특징적인, 타고난 기운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이 드러낼 수밖에 없는 성격과 체형, 생리와 병리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체질이 걸리기 쉬운 질환은 무엇이며 치료를 어떻게 하고, 더 나아가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알 수 있는 ‘연역적 의학’이다.
타고난 특징적인 기운으로 각 체질이 어떠한 성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선 우리나라 사람 중 가장 많은 태음인을 예로 들어 보자. 태음인의 체질적 특징은 간이 크고, 폐가 작다는 것이다.
태음인은 거처에 능하고 사무에는 약점을 보이는 樂心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항상 안에 머물려는 성향이 있다. 기억력이 뛰어나 자신의 체험을 늘 기억하고 중요시하여 매사의 판단 기준을 순간적인 직관이나 감정보다는 자신의 체험과 기억 속에서 찾으려고 한다. 또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에 겁을 많이 내고 좋아하지 않는다. 반대로 성정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은 꾸준한 성실함과 지구력으로 일을 성취하며, 일의 마무리가 좋다는 점이다. 언행이 가볍지 않고 무게가 있어 늘 점잖고 예의를 중시하는 편이다.
그러나 수양이 부족하게 되어 주책(籌策:여러 모로 살피고 따져 생각하는 지혜와 엄숙하고 위엄 있는 자세)을 행하지 못하게 되면 교만과 과장으로 자신을 치장하게 된다. 주책 없이 교만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면,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 앞에서 교만하여 턱을 치켜세우게 된다. 威儀를 행하지 못하여 사치한 마음이 커지면 속을 감추고 겉으로 치장하여 음흉함을 숨기게 된다. 또한 스스로를 높여 과장하고 일신의 편함만을 쫓으며,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태음인은 사무와 교우에 있어서도 새로운 상황에 대한 겁이 많다. 게으름에 쉽게 빠지고 놀기를 좋아해서 노름이나 잡기에 빠지기 쉽다. 또한 거처에 능한 것이 지나쳐서 재물에 대한 욕심이 과하기 쉽다. 따라서 재물에 대한 분별심을 잃기 쉽고, 탐욕이 네 체질 가운데에서 가장 심하다. 이러한 것에서 오는 기쁨, 즉 喜性이 극에 달하면 드러내어 자랑하고 교만해지게 된다.
태음인은 희성이 극에 달해 표출되는 즐거움, 즉 樂情이 겉으로 드러나게 되고 결국 이러한 락정 때문에 폐가 상하기 쉽다. 또한 도리에 어긋나는 교만과 사치를 다스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것에 꺾이게 되면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 下降之氣가 너무 과도하게 된다. 그리하여 태음인 몸 가운데 상체의 木 기운과 중상부의 火 기운이 상하게 되며, 폐와 비장, 위에 질병이 오기 쉽다. 결국에는 강한 장국인 간의 吸聚之氣와 腎의 陷降之氣가 너무 과도하게 되어 그 자체로도 질병을 막을 길이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태음인의 간대폐소한 장국을 더욱 심해지게 하므로 태음인은 순환 계통 가운데 혈압이나 저림증, 부종,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병이 유발되기 쉽다.
또한 체중이 쉽게 불어나서 몸이 무겁고, 새로운 것이나 눈앞에 닥친 일에 심하게 긴장하고, 덩치는 크지만 겁이 유난히 많은 것도 태음인들의 특성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태음인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심리적인 면, 즉 성정이 흐트러짐으로 인해 태음인에게 나타나기 쉬운 肺虛寒, 肝燥熱의 병리이다.
따라서 그러한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다스리고 수양을 하여야 질병 상태를 예방하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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