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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이 모델 … 시각적 효과까지 고민했죠”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모델 … 시각적 효과까지 고민했죠”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9.2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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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생태> 초대 편집장 박상규 아주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에코과학부)는 한 대담에서 “대중들은 막연하게나마 생태가 중요하다고 인식 하면서도 개발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면 금방 생태를 포기해버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생태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들의 낮은 인식이 지적되는 이때, 대중과의 소통을 모토로 한 생태 전문 반년간지 <생태>가 지난 7월 창간됐다. 마침 2010년은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해다. 이번 창간 작업을 이끌어온 <생태> 편집장 박상규 아주대 교수(생명과학·사진)를 만나 <생태> 창간의 배경과 의의,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사진: 우주영 기자

△ <생태>는 어떤 잡지인가.
“처음 생태 전문 잡지에 대한 제안은 지난 해 7월 한국생태학회(회장 김은식 국민대)에서 나왔다. 이후 편집위원을 구성하고 1년 간 준비했다. 원고와 사진 등 콘텐츠를 한국생태학회를 주축으로 한 편집위원들이 마련하고, 디자인과 제작은 출판사 지오북에서 담당했다. 국내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자연과 생태> 외에 생태를 전문적으로 다룬 잡지가 없다. 생태의 기본 개념조차 정확히 알 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때문에 <생태>는 생태의 대중화를 추구한다. ‘생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주제들로 내용을 꾸려나갈 생각이다.”

△ 어떤 분들이 참여했나.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들 중 직·간접적으로 생태와 무관한 것이 없다. 국내 생태학의 역사가 100년을 넘는다. 그럼에도 생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사회는 경제적인 이득을 이유로 쉽게 개발에 타협한다. 생태학은 자연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의 관계 안에서 생물들의 정체성을 연구하는 생물의 사회학이다. 그렇다면 대중들에게 생태를 이해시키는 것도 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태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만큼 학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려고 했다. 생태학계뿐 아니라 생태학 연구소, NGO에서 활동하는 분들, 그리고 인문학계에서는 김용현 아주대 교수(불문학)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 창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편집위원들이 발품을 많이 팔았다. 또 시각적인 효과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잡지에 적확한 사진 자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저작권 제약으로 이용할 수 없는 사진도 많았다. 또한 잡지의 타깃을 어디에다 맞출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 일찍이 생태학자 최기철은 생태학을 ‘생물학+철학, 상상력, 철학’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 시대 생태학의 가능성은 무엇인가.
“생태학은 자연과학에서 시작했지만 생태학에서 ‘학’자를 빼면 모든 분야에 다 적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인문학, 사회과학에서도 생태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생태학은 생물 전체의 관계를 연구한다. 그만큼 생태학을 접점삼아 자연과학과 인문학, 사회과학이 서로의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본다. <생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 역시 이 같은 학문적 교류의 장이 되는 것이다. ”

△ 최근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미 그와 관련된 담론이나 운동이 있어왔다. <생태>는 이전의 활동들과 어떤 차별점을 추구할 것인가.
“<생태>의 롤 모델은 미국 지리학회에서 매달 발간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다. 기사 내용뿐 아니라 수준 높은 사진 자료를 확보해 시각적인 효과의 극대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에 생태만을 다룬 잡지가 거의 없다. 때문에 ‘생태’란 주제에 주력할 예정이다. 독자들에게 생태의 개념과 원리 등을 정확하게 전달해 생태학에 대한 대중의 전반적인 인식을 높이고 싶다.”

△ 4대강 사업 등 최근 사회 현안 중 생태학적 이슈들이 눈에 띈다. 앞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갈 생각인가.
“생태학계 역시 사회적인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정부 들어 기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태학계 내에서도 장기적인 기후변화와 생태학의 관계를 주목하는 연구가 많아졌다. 그러나 4대강 사업과 같은 정부 사업에 직접적인 입장을 표출하기보다 생태학의 기본개념과 원리 등 생태학의 근본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때문에 내년 2월과 7월에 발간될 2호와 3호에서는 각각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강 생태계 전반을 다뤄볼 예정이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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