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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태풍·호우 대비한 유역별 수문예측정보 절실하다
기상청, 태풍·호우 대비한 유역별 수문예측정보 절실하다
  • 류찬수 조선대·과학교육학부
  • 승인 2010.09.06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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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성 폭우 상습 피해지역 ‘섬진강 유역’을 다녀와서

며칠 전 지방기상청으로부터 당혹스런 전화를 받았다. “지금 조선대 지역에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느냐, 혹시 자동기상관측장비의 고장은 아니냐”는 것이다. 불과 20~30분 사이에 50mm 이상의 비가 내렸으니 그런 의혹을 가질만하다.
이런 강수현상에 대한 관심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홍수 등 수해의 문제이고, 다음은 수자원의 관리 문제이다.

지난번 섬진강 유역 침수피해 지역을 답사할 기회가 있었다. 이 지역은 지난 8월 16일부터 17일 새벽까지 국지성 폭우가 내려 가옥 수백 채와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역에 따라 시간당 50~7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곡성, 구례, 장성, 담양 등 전남 서북부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이와 함께 섬진강 상류인 전북 남원과 순창을 강타한 국지성 호우로 강물이 불어나면서 하류에 있는 곡성군 압록 유원지 부근 침곡 마을(사진)이 침수돼 주민 50여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 8월 22일 류찬수 조선대 교수가 다녀 온 섬진강 압록 유원지 부근 침곡마을의 침수피해 모습.

기상청은 그동안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한 1차적인 예보공급자로서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기상청의 예보가 국민들에게 우산 혹은 양산의 휴대 여부를 결정하는 정보로서도 중요하나 수해와 수자원의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세밀한 예보의 지원이 필요함을 느꼈다.
홍수와 가뭄에 대해서도 기상청은 내릴 비의 양 예보를, 국토해양부는 내린 비의 수자원관리를 담당한다. 하지만 하천의 범람과 홍수는 업무 영역을 넘나들어 기상청 예보가 어디까지 지원돼야 하는 가를 이번 홍수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상청 예보가 수문기관들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상세한 유계별 수문예측정보의 생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문기관에서는 가능한 가득히 댐에 물을 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큰 비가 내릴지 그들은 잘 알지 못한다. 기상청의 예보에 의존해야 하는데 현재의 기상청 행정구역별 동네예보 체계로는 요구수준에 미흡하다.

기상청이 올해 여름철 폭우에 대비해 6월 중순부터 시작한 초단기 예보는 1시간 단위 예보로서 전국 3천600여개의 읍·면·동까지 1시간 단위로 끊어 3시간까지 예보하고 있다. 이는 지형의 복잡성으로 인한 국지적 집중호우의 예측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것이다. 우리나라 홍수 예보는 국토해양부에서 주관해 홍수통제소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댐 방류 등에 관해 수자원공사와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

섬진강 유역의 상습적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초단기 예보를 활용해 기상청의 예보가 좀 더 정확하고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수문기관과 기상청은 유기적인 공조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이번 홍수를 보면 섬진강댐의 방류와 남원과 순창지역에 강수량 예측이 과제이다. 이를 기상청의 수문예보관이 해결할 것이다.

기상청은 특수 분야별 예보를 분야별 전문가에게 맡겨 왔는데 홍수와 가뭄 등 국가적 재난에 대해 기상청의 공격적인 마인드 전환이 아쉽다. 유역별로 수문정보를 바탕으로 유역별 총 강수량 예보와 관측자료 지원이 아쉽다. 하지만 식생분포와 지형 및 산악효과를 고려하고, 강수강도를 감안한 댐 유역의 총강수량과 지방하천의 유역강수량을 예보하기란 쉽지 않은 과정이기 때문에 특수예보관 즉, ‘수문전담예보관’ 제도를 도입·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수문기상 관측정보 생산을 바탕으로 홍수 및 가뭄예측 정보 생산  업무는 국립해양대기청 산하 기상청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본은 국토교통성 산하에 수계담당 지방청, 지방청 산하 유역통합관리사무소를 두어 하천정보센터와 협력 하에 수문분석 및 댐 운영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고 일원화 된 방재업무를 수행한다.

기상예측과 예보는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미완성의 학문이다. 기후변화와 함께 기후요소의 진폭도 증가해 이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큰 노력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류찬수 조선대·과학교육학부

대기과학 전공으로 부산대에서 박사를 했다. 조선대 기후변화환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역서로 『레이더기상학』 『대기과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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