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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 세계화에 적극적 … 기회 선택에 언어장벽 문제되지 않아”
“중국 대학 세계화에 적극적 … 기회 선택에 언어장벽 문제되지 않아”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7.05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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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삼영 중국 충칭대 교수(물리학)

 

국내 박사들의 해외 진출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가운데 가까운 아시아 국가에서도 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교수들이 눈에 띈다.

조삼영 중국 충칭대 교수(42세, 물리학·사진)도 그들 중 하나다. 조 교수는 전남대를 졸업한뒤 포스텍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호주 퀸슬랜드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7년 충칭대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2001년부터 퀸슬랜드대 연구원, 호주 연구재단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공동연구를 통해 여러 나라의 학계 동향이나 새로운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계기가 많았다.” 조 교수는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중국 정부가 과학 분야에 관심을 보이면서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충칭대에서 교수직 제의를 받게 됐을 때 조 교수가 기대를 갖고 중국 땅을 밟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재직 중인 충칭대는 지난 1929년 설립됐다. 현재 4개 캠퍼스에 6만여명의 학부생이 재학 중이다. 충칭대는 중국 문교부가 지정한 ‘국가 중점대학’ 중 하나로, ‘985공정’(상위 38개 대학 선정)과 ‘211공정’(107개 대학 선정)을 통해 국가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중심대학에 가깝고 박사연계 진학제도가 있어 석사학위를 마치지 않고 박사학위 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다.

조 교수의 말에 따르면 중국은 고등교육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조 교수는 “중국 대학은 세계화에 발맞추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강의와 세미나에 영어를 도입하는 등 국제화 시대에 맞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칭대에 부임한 이후 현대물리센터 설립 작업에 참여했는데, 센터는 중국학자를 비롯해 국제적인 학자들을 초빙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대학평가, 국제화정책, 구조조정에 맞춰 교수업적평가를 강화하고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SCI 저널에 게재한 논문 수나 피인용 횟수 등에 따라 교수를 평가하는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차이점도 있다. 모든 교수가 석사·박사 과정 학생을 곧바로 지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 교수는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심사를 통과한 교수들만 석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생을 지도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 교수들의 명함에서 박사 과정 학생을 지도한다는 ‘박사생도사’란 문구를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학은 세계 대학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국제화 역량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대학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양국간 대학생 교류는 활발히 이뤄지는데 비해 교수 교류는 저조하다. 조 교수는 “교수 교류는 대부분 개별적 공동연구나 연구 분야별 한·중 학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 학자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가 생각하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한 대학에서 10여명의 주요 보직 교수들이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충칭대를 방문했을 때 조 교수도 회의 자리에 참석했다. 조 교수는 “당시 많은 대화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교류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 했고 상호 대학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다”며 “두 대학간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앞으로 양국 대학간 교류를 활발히 이끌어 나갈 그의 역할이 기대된다.

조 교수는 해외 대학 진출을 꾀하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학문을 하기 위해 주어진 여건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현실적인 충고다. “물리학자의 길이 쉽지 않은 이유는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며,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인 경계, 즉 국경이 따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 곳곳에서 주어지는 크고 작은 기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주어진 기회를 선택하는 데 문화나 언어장벽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이제 교수로서 본격적으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쳐나갈 시기를 맞았다. 조 교수는 나노기술과 양자정보소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 백 배에서 수 만 배까지 작은 전자장치나 인위적인 구조는 확률론적인 양자역학이 기술하는 세계와 결정론적인 고전 역학이 기술하는 세계의 경계를 공부할 수 있는 대상이다. 그러한 경계에서 나타나는 물리현상을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 선생님께서는 포스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국내 박사 출신으로, 중국 대학에서 교수가 되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국 대학에서 교수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주어진 기회에 대해 선택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에서의 교수 생활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일이지만, 대학원 시절 부터 학위 후에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곳이 어떤 나라이든 가서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 했던 것이 중국에서 교수가 되는 기회가 왔을때 그 길을 선택을 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호주에서 연구 생활을 하다가 중국에서 교수로 재직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당시 경험과 연구가 중국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씀 해 주세요.

2001년 10월 호주 브리스번에 있는 퀼즐랜드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연구원으로 새로운 연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퀼즐랜드 대학 연구원, 그리고 호주 연구 재단 연구원으로 활동 하면서 공동 연구를 통하여 여러 나라의 학계 동향이나 새로운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접하는계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과학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이고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 후 중국으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게 되었고 큰 기대와 포부를 가지고 중국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중국도 여느 나라의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세계화에 맞추기 위해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학생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서양학문의 수준 높은 시스템 도입과 강의와 세미나에 국제 공용어인 영어를 도입하는등 국제화 시대에 맞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중경 대학교에 부임 후 교내 현대물리센터 설립에 참여 하였습니다. 이 센터는 중국내의 학자 뿐만아니라 국제적인 학자들의 초빙과 교류를 통하여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중국으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학문후속세대들을 위해 교수직 제의는 어떤 과정으로, 누구로부터 받게 됐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2000년 이후 중국정부의 지원아래 중국 대학들이 우수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 중국학자들의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대학들의 외국인 우수 교수 채용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한국에서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할때 중국인 연구원들로부터 위와 같은 중국 내 대학들의 변화을 접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상황을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호주로 이주 후 연구 활동을 하던 시기에 호주에서 학위를 하고 연구원 생활을 하는 중국인이 있었습니다.

평소 자주 물리에 대해 논의 했었고, 관심있는 물리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온 연구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분 역시 중국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는 사실을 저에게 전하며 중국에서 교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저의 의견을 묻기에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곳이 어떤 나라이든 가서 열심히 일을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후 `985공정’에 참여 하는 여러 중국 대학교에서 외국인 교수 채용한다면서 지원 할 것을 권유 받았지만 구체적인 채용광고를 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분이 교수로 임용되어 중국으로 귀국하고 얼마 후, 충칭대학교에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는데 지원해 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습니다. 가족들과 논의 후,  지원을 하게 되었고, 충칭대학교에서 저에게 교수직을 제의 한다고 그분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께서 관심을 갖고 계시는 연구 주제와 간략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21세기를 선도 하고 있는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그리고 생명기술(BT)은 이제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나노기술 분야에 해당합니다. 머리카락 굵기 보다 수백배에서 수만배까지 작은 전자장치나 인위적인 구조에서 나타나는 물리현상과 그 물리현상을 지배하는 원리에 대해 연구 하고 있으며 정보기술 해당하는 양자정보소자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 재직 중이신 충칭대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우리나라 대학 기준으로 연구중심대학 혹은 교육중심대학 인지, 대학원 제도가 있다면 우리와 비슷한 점과 차이 점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1929년에 설립된 충칭대학교는 베이징, 상하이, 톈진과 함께 중국의 4개 직할시 중 하나로서 1997년 직할시로 승격한 충칭 직할시에 소재하고 있으며 현재4개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약 6만명정도의 학부생이 생활하고 있는 충칭대학교는 중국문교부가 지정한 국가 중점 대학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두뇌한국21’ 비슷한 `985공정’ (상위 38개  대학 선정) 과 `211공정’ (107개 대학 선정)을 통해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충칭대학교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연구중심대학이라 말 할 수 있으며 대학원 제도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몇 몇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박사 연계진학제도가 있어서 석사 학위를 마치지 않고 박사 학위 과정으로 진학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학생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위 과정 학생들에 대해 장학제도가 잘 되어 있어 학교로 부터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 받고 있습니다.

▲ 충칭대는 학위과정 학생들에 대한 장학제도가 잘 돼 있다고 하셨는데, 모든 학생들이 장학제도의 혜택을 받는 것인지요. 장학제도의 대략적인 내용과 운영 형태가 궁금합니다.

중국내 모든 대학교는 기준과 금액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매달 학비와 생활비 보조 금명목으로 대학원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업성취도에 따라 A, B, C, D등급으로 분류하여 등록금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 A등급의 경우 등록금 전액).

충칭대학교는 매달 석사과정 약 260위안 그리고 박사과정 약 1200위안 정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금액은 매년 다를 수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충칭대학교는 대학원생이 제1 저자로서SCI 저널에 게제된 논문 편당 최고 6000위안의 연구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충칭대의 교수임용 제도는 어떠한지요. 우리나라와 비슷한지, 혹은 독특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충칭대의 교수임용 제도가 우리 나라와 비교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충칭대 뿐만 이니라 중국의 대학에서는 임용된 모든 교수가 석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 학생을 곧바로 지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심사를 통과한 교수들만 석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을 학생을 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교수들 명함에서 박사 과정 학생을 지도 한다는 `박사생도사’라는 문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변과 약간 거리가 있지만, 한 학과에서 어떤 연구 분야에 대한 석사나 박사 학위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학과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후 정부의 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은 후 학생들을 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학과더라도 대학이 다른 경우 박사나 석사 학위자를 배출 할 수 있는 분야가 서로 다르게 됩니다. 

▲ 교수임용제도가 우리와 비교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공개채용에 따른 임용심사, 면접심사를 거쳐 교수로 임용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교수 임용 과정에서는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지 대략적인 절차와 인재상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학별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없는 교수임용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먼저 채용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서류심사와 공개강의 및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교원을 임용하고 있습니다.

교수 임용 과정에서는 지원자의 연구경력과 연구능력 그리고 주요 연구업적을 중요한 채용 기준로 삼고 있으며, 외국에서의 연구경력도 중요한 선발기준의 하나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SCI 논문의 편수와 피인용지수도 채용 기준이 됩니다. 또한, 교수임용시 경력과 연구 능력에 따라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각각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중국에 있는 여러 대학에서 활동하고 계신 한국인 교수 혹은 연구원이 있다면 규모가 어떠한지, 주요 연구 분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 임용된 사례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 합니다.

중국 대학에 임용되어 활동하는 포스텍 학위자는 저를 포함해서 다섯 분이며, 물리, 신소재, 화학, 그리고 전자통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국제화 역량이 높아지면서 이제 한국 대학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양국간 대학생 교류는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교수 교류는 저조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에 계시는 선생님의 역할이 클것으로 생각 되는데요, 여기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교수 교류는 개별적 공동연구나 연구 분야별 한.중 학회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적 하신 것처럼 양국 학자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충칭대학교의 경우, 한국 내 8대학과 교류 협력관계에 있으며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간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들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진 못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교류에 앞서 서로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실례로, 한국의 한 대학에서 10여명의 주요 보직 교수들이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해 충칭대를 방문 했었을때, 학교 측으로부터 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대화가 실질적인 교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상호 대학에 대해 소개하는 정도 만이 이루어졌습니다. 두 대학간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 할것으로 보여졌습니다.

▲ 한국과 중국 대학간 교류협력 증진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중국 대학에 계시면서 양국 대학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조언의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한국과 중국 대학간 교류협력 증진의 필요성을 한국과 중국간 교류협력 증진의 필요성이라는 큰틀안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론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대학간 교류협력에 대해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의미, 목적, 그리고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글로벌 파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갖는 의미와 협력과 경쟁의 대상으로서의 중국이 갖는 의미를 생각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필요나 목적으로는 대학간 교류협력을 지속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미국이나 유럽등 선진 서방국가의 대학들과 교류협력하는 목적과는 상당히 다른 목적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냉전 기간 단절 되었던 중국과의 교류와 한국의 앞선 경제, 사회 발전은 중국과 중국 대학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는데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대학제도와 중국 정부의 대학에 대한 정책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각 대학간 교류협력이 추진되어야 실질적인 교류협력의 방법들이 구체화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 부분의 경우, 각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교류 목적에 합당한 대상 대학을 찾아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면, 베를린 훔볼트대학이 주축이 되어 독일과 중국에서 각각 상위 9개 대학들이 협력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9+9 회의’를 2007년 10월에 개최했던 사실을 참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충칭대가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 정책은 무엇인지요. 또한 최근 교수님들의 고민과 화두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국제화와 세계적 수준의 연구입니다. 

▲ 한국 대학은 각종 대학평가, 국제화정책, 구조조정 등으로 교수업적평가를  부쩍 강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업적평가를 할 때 SCI 논문을 몇 편 썼는지, 학술지에 논문을 몇 편 썼는지등 정량평가 위주로 교수를 평가합니다. 중국 대학의 사정은 어떤지요. 우리와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차이점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중국에서도 한국에서 처럼 대학평가, 국제화정책, 구조조정 등으로 교수업적평가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대학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SCI 저널에 게재한 논문 수나 피인용횟수 등 우리와 비슷한 정량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대학평가, 국제화정책, 구조조정 등으로 교수업적평가가 강화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각각의 사례에 따라 업적평가가 어떤 식으로 강화되고 있는지 좀 더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운 질문 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중국에 교수로 부임하기 이전부터 대학평가, 국제화정책, 구조조정등에 의해 교수업적평가가 이미 강화되었고, 그 결과 SCI 저널에 게재한 논문 수나 피인용횟수등 정량평가에 의해 승진심사시 승진기준에 미달 할 경우 승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수들의 연구업적은 대학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연구업적은 과제수주 실적과도 연계된다고 봅니다. 연구업적이 없는 교수는 사실상 과제 수주가 어렵습니다. 사실, 연구업적심사 강화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강의만을 해 오던 교원들은 승진의 기회가 없습니다.

연구업적의 정량적 평가는 SCI저널에 게제된 논문편수의 변화에서 극명하게 들어납니다. 아래 그래프는 중국과기통계자료 입니다. 1999년 부터 2008년까지 중국 과학자가 SCI 저널에 게제한 총 논문편수와 점유율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총 논문편수가 약 4.3배 증가 그리고 점유율2.8%에서 대략 6.5%까지 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양적성장은 이제 질적성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서 신임교원 채용기준에서 언급했듯이 논문편수와 함께 논문의 질적수준(피인용지수)을 기준에 반영하기 시작한지 4~5년 정도 된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변화 역시 우리나라 대학들의 상황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 물리학 연구자 가운데 해외 진출을 꾀하는 학문후속세대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선생님의 향후 연구, 강의 계획도 전해주세요.

학문후속세대에게 조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지 못 합니다.

늘 제 자신 스스로 말합니다.
`학문의 세계에서나 현실 세계에서 학자의 길이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물리 학자의 길이 쉽지 않은 주된 이유는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며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인 경계, 즉 국경이 따로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내 자신이 무엇을 위해 학문을 하는지 진지하게 숙고해야 합니다.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현실세계에서 주어진 여건에 대한 마음의 편견을 버려야합니다.

그리고 물리학을 하고자 했던 초심과 열정을 가지고 고개를 들어 멀리 세계를 향해 마음을 열고서 세계 곳곳에서 주어지는 크고 작은 기회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주어진 기회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문화나 언어장벽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역사 속에서 증명해 보였듯이 학문은 부단히 도전하는 자에 의해서 발전해 왔습니다.

머리카락 굵기 보다 수백배에서 수만배까지 작은 전자장치나 인위적인 구조는 확률론적인 양자역학이 기술하는 세계와 결정론적인 고전 역학이 기술하는 세계의 경계를 공부 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그러한 경계에서 나타나는 물리현상을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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