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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의시간]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면
[나의 강의시간]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면
  • 김호선 대원대학·치위생과
  • 승인 2009.09.28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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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라는 말로 수업을 끝맺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 어이없게도 강의계획서가 필요 없을 만큼 매번 강의는 ‘시간’을 따라가고 있었다. 두꺼운 전공 책을 한 학기 안에 마치는 것은 책을 읽고 줄을 긋는 일만으로도 벅찼다. 의료기관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했던 나는 산업체에서 어떤 사람을 원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 대학에서 가르쳐 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교수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다.

 

4년 차가 되던 해, ‘창의적 교수법’ 연수에 참가했다. 강의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나는 선배 교수님들 앞에서 다짐했다.
“학습자들은 모두 마루타가 될지 모른다. 실수를 해서 웃음꺼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꼭 도전해 보겠다!”
그 후 매일 저녁 강의준비를 위해 바느질을 하고 Hand-out을 만들었다. 학생들의 성과를 지도하기 위해 군것질 꺼리를 구입하거나 장난감 가게에서 스트레스 볼, 장난감 마이크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렸다. 학생들은 마인드 맵이나 Windowpane을 해서 서로를 평가하게 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학습 과정의 연장이므로 학생들이 직접 출제했던 문제를 시험 문제에 반영했다.

학생 스스로 자아를 깨우치는 방법을 배우게 이끄는 일이 교육이다. 지난 여름방학 ‘코칭’ 강연에서 배운 방법을 수업에 응용했다. 학생들의 목표를 정하고 일정한 목표에 도달했을 때 다시 재도전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실습 일지.   질문점수를 도입하거나 예습과 복습노트, 지속적 동기유발을 시킬 수 있는 2type평가법 등 다양한 교수법을 활용하고 있다. 개인의 기량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개인 참여점수도 준다. 이를 종합한 ‘자기관리출석부’를 운영해 학생들 스스로 출석부에 성적, 참여도, 필기, 질문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기 초, 학습 동기 유발을 위해 실습일지에 ‘사명서’를 넣어 학생 스스로 나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서 왜 학습해야 하는가를 쓰게 해 실습일지를 볼 때마다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실습일지에는 ‘ACTION PLAN’을 넣어 수업시간마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일과 일정을 적게 해 스스로에게 약속 할 수 있게 했다. 실습은 학생들이 좋아하니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개인이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제공: 대원대학 치위생과

나는 나침반이 아니다. 교수는 학생의 길을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뒤에서 학생이 가는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칭찬에 춤추는 고래처럼 칭찬을 하기도 하고, 춤추는 고래가 다시 자기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따끔한 한마디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학생을 가르치려고 수업을 준비하지 않는다. 나의 학습 목표에는 꼭 들어가는 말이 있다. ‘000을 친구에게 가르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명인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나의 강의 목표이며, 그것을 이루는 것이 내가 강의하고 있는 목적이다.

>>김호선 교수의 강의관련 홈페이지 club.cyworld.com/DHS1 / http://www.cyworld.com/hosun07

김호선 대원대학·치위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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