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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포’로 가는 관료들
[기자수첩] ‘김포’로 가는 관료들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9.09.21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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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1일 서명범 충청남도교육청 부교육감과 김경회 서울시 부교육감을 김포대학 임시이사로 선임했다. 서 부감은 지난 7월까지 전문대 업무를 담당하는 평생직업교육국장으로 있었다. 김 부감도 평생직업교육국장을 지낸바 있다.

정이사로 전환한 대학에 교과부 현직 공무원을 이사로 보낸 경우는 흔치 않다. 김포대학은 지난해 7월 임시이사체제에서 정이사로 전환한 대학이다. 이에 따라 김포대학은 이사 7명 가운데 교과부 추천 이사가 4명이 됐다. 사분위는 정상화됐다고 판단한지 1년만에 교과부 추천 인사가 과반이 되는 이사회를 만들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지난해 7월에 정이사 2명은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선출하라고 남겨둔 게 화근이었다. 이사회 내부에서 개방이사를 놓고 1년 넘게 갈등을 빚자 교과부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임시이사 파견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사회 구성이 이렇게 완료되자 대학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과반을 차지하는 교과부 추천 이사들이 이사회 운영을 좌지우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또 ‘자율성을 대학에 넘기겠다는 것이 결국 이런 것이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전문대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을 보낸 의도가 ‘대놓고 사립대 운영에 간섭하겠다는 것이 아닌지’하는 의구심이다. 교과부는 “해당 대학 사정을 잘 헤아려 이사회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임시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파행’ 장기화는 막았다. 하지만 장고 끝에 악수라 할까. 이제 막 정이사로 전환한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한 것도 그렇고 임시이사 두 명 모두 교과부 고위 관료를 파견한 것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김포대학 관계자는 “교과부 추천 이사들이 교과부 고위 관료를 지낸 ‘누구 라인’이라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면서 “벌써부터 이들 중에 이사장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 교과부 추천 이사 4명 모두 충청권에 연고를 두고 있다. 교과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김포지역  출신 인사들이 아니라서 오히려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교과부의 공정성이 새삼 궁금하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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