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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중심’ 전환, 墜落 브레이크 걸까
‘교육중심’ 전환, 墜落 브레이크 걸까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9.07.14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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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 결산

“전 세계적으로 지방에 소재했다는 이유로 대학이 이렇게 빨리 몰락하는 경우는 없다. 수도권대학의 가장 큰 경쟁력은 수도권에 소재했다는 것이 아닌가.”

한 지방대 총장의 하소연은 지방대에 만연한 위기의식과 불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갈수록 커지는 정원미달사태와 학생과 교수들의 이탈에 지방대는 속수무책이다. 장학금혜택과 기숙사 수용인원 확대 등 각종 처방을 내놔도 견고한 서열구조는 여전하다. 이런 문제점은 <교수신문>이 올해 상반기 4개월 동안 ‘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지방대 기획처장 등 보직교수와 외부기관 관계자들에게 15차례 받은 기고글에서도 확인됐다.

일러스트 : 이재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지방대가 추진하고 있는 자구책은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파격지원과 경쟁력 있는 분야의 특성화 전략 등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도권대학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쉽지 만은 않다.

특히 지방에 소재한 사립대 가운데 교육중심대학을 발전전략으로 제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예전의 교육중심대학은 정부의 정책차원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대학 발전전략차원에서 스스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안영섭 목포해양대 총장은 지난 9일 취임사에서 “대학을 교육중심대학 체계로 전환”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말 연임한 정홍섭 신라대 총장도 “교육중심대학, 취업중심대학을 기치로 어학과 인성, 전공지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김충호 경성대 교육연구처장은 교육을 강조하는 움직임에 대해 “가장 크게 위기를 감지하는 부분은 학생 학업능력의 하락”이라면서 “전공교육을 강화하고 교수들의 취업·진로지도를 강화하는 등 ‘교육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중심대학을 제일 먼저 표방한 대학은 한동대를 꼽을 수 있다. 김영섭 한동대 학사부총장은 “지방사립대를 살리는 길은 학부교육에 집중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수도권대학과 역할분담론이다.
이같은 주장은 정부 대학재정지원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진다. 현재 정부의 재정지원이 연구중심대학이거나 이미 경쟁력을 갖춘 대학에 치우쳐있다는 것이다.

김 부총장은 “BK21사업이나 WCU사업은 연구중심대학을 주 대상으로 삼는 사업”이라면서 “교육역량강화사업 같은 사업을 확대해 교육을 잘하는 대학에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지난 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총장세미나에 참석해 “지금까지 연구에 치중하면서 교육에 소홀했다. 교육 잘하는 대학에 앞으로 지원을 늘리겠다”고 한 발언은 대학의 요구에 정부도 일면 수긍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대학을 평가하는 지표에 교육관련 지표를 확대하고 평가그룹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의 발언이 ‘립서비스’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실제 대학 재정지원에 반영이 될 것인지 전환기에 선 대학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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