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45 (토)
[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 5]학부장 초빙·서울 기숙사 건립 ‘획기적 도전’을 보라
[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 5]학부장 초빙·서울 기숙사 건립 ‘획기적 도전’을 보라
  • 김선범 울산대·대외협력처장
  • 승인 2009.04.06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대의 위기, 그 해법은 5.

지방대학은 바야흐로 고전 중이다. 수도권 대학들은 몰리는 학생들 때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온갖 비법들(?)을 동원해 학생들을 가려 뽑을 모양이지만 지방대는 그럴 여력도 없고 그럴 환경도 아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피해가지 말고 정면으로 맞으면서 기회를 찾아야 할 일이다. 기회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닐 테지만, 나름의 절박함을 기대치로 바꾸고 그 기대치를 넘어 설 기회요소를 찾아낸다면 탈출구는 보이는 법.

하늘만 쳐다보고 비 내리기만을 고대할 수는 없다. 해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연구와 교육에 역량 있는 교수들을 영입하는 일은 의지만 있으면 대학 스스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장래성 있고 잠재력이 출중한 역량 있는 학생들을 데려오는 것은 대학 능력 밖의 일일지도 모르며 분명한 한계를 갖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좋은 학생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학생의 잠재력을 키워 줄 교수를 먼저 확보한 다음 우수한 학생들이 기웃거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의 능력과 의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능력과 의지와 책임감 있는 학부장을 초빙해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잘 가르치는 교수와 연구 잘 하는 교수에겐 반드시 보답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지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울산대는 전국 최초로 학부장 공모제를 도입해 학부의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고, 총장부터 발 벗고 나서서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지방대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에 기숙사를 세우는 등 획기적인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재학생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교수들은 교수대로,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자신들이 처한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우선이며, 뒤에서 밀어주는 분위기는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다양한 접촉과 관심 등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협력으로 지역사회와 대학을 디자인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울산이 대한민국‘산업수도’로 자동차, 조선, 화학 산업의 종주도시임을 감안한 선도적인 산학협동 프로그램은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하는 최대의 강점이자 기회임은 분명하다.

인터넷 강의공개는 학교당국의 관심과 의지가 무엇보다도 주효했다. 강의공개를 전격 시행하기까지 구성원들의 전폭적 지지는 대학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인터넷 강의공개 접속자수가 1천 건을 넘어 폭발적 반응을 보이자 2학기부터는 이를 더욱 확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 강의공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 강의를 무료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조그만 배려이자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런 울산대의 노력의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2008년 우수인력양성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성과평가에서 지방 중형 그룹 1위를 차지했다. 우수인력양성을 산학협력 교육으로 접근함으로써 다양한 교과과정 개설과 잘 짜인 사업추진 조직체계를 통해 교육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울산대의 이런 개가도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학의 자체적인 발전의지와 관련조직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교육품질의 개선이라는 궁극적 목표의 중간 결산이며, 지방대의 위기를 기회로 포착한 좋은 사례라고 감히 내세우고 싶다.

지방대는 어디까지나 지방대일 뿐이지만 지방대라고 해서 교육 연구의 품질까지 인정받지 못할 만큼 역량 자체를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김선범 울산대·대외협력처장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의 도시』, 『도시공간론』 등의 저서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