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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가계 붕괴에 국민들 절망“소통 닫히면 대한민국 병 더 깊어진다” 시름 쌓여가는데
국가 경제·가계 붕괴에 국민들 절망“소통 닫히면 대한민국 병 더 깊어진다” 시름 쌓여가는데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8.12.2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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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로 본 2008 한국사회

 

 

희망을 품고 시작했다가 경제 위기에 절망한 한해였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새 정부 첫해에 산산이 부서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국가, 기업, 가계 할 것 없이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경제는 온갖 처방전에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안감이 더 크기만 하다.

상반기에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가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정책 혼선과 미흡한 대응은 정권 불신을 부추겼다. 촛불시위는 민주주주의 일대 진전이라는 평가와 국론 분열을 부추겼다는 이념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남북관계는 금강산 관광 중단, 개성 공단 폐쇄 등으로 더 악화되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정책, 언론정책, 역사교과서 개정 등으로 곳곳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 정부는 고위 공직자 물갈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역사교과서 문제나 사학 정상화 문제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응답자들은 국민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은 정부와 지도층의 태도가 위기와 갈등을 되려 키웠다는 지적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소통의 부재와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려는 ‘우향우’정책이 만들어 낸 문제에 많은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불소통 현상은 대한민국의 병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일러스트 : 유기훈

 


공제욱 상지대 교수(문화콘텐츠학)는 “세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한국 경제 위기를 경고하는 논의가 많았음에도 현 정부는 그러한 경고에 귀 기울지 않았다”면서 “뒤늦게 위기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 해결책도 역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 부동산 버블 붕괴라는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장환 한신대 교수(중국지역학)도 “한국사회는 그동안의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들이 많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정계, 학계, 경제계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만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린다는 뜻의 ‘일엽장목’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최근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정비를 두고 ‘일엽장목’을 언급한 경우가 많았다. 이종원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대운하를 의중에 두고 이를 부인하다가 기회가 되면 재론하는 형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국민들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붕와해’는 직접적으로 국가 경제와 가계의 붕괴를 비유하는 데 적절했다는 평이다. 연초에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소실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용기 영남대 교수(식품산업경영학)는 “전 국민이 기대와 희망을 갖고 시작한 한해였지만 그 기대와 희망은 토붕와해됐다”면서 “미흡한 정책과 경제정책 혼선으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고 남북관계, 국가경제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진전됐던 민주화의 후퇴를 한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기홍 강원대 교수(사회학)는 “멀게는 1970년부터 가깝게는 1987년 항쟁을 계기로 성장해 온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송두리째 부정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욕속부달’은 정부에 신중한 정책 추진을 당부하는 성어로 꼽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법학)는 “앞 정부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원래 목표로 했던 바를 제대로 못했다”면서 “5년 임기라는 한계와 일을 빨리 처리하려는 의욕은 이해하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국민의 여론을 귀담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 한국외대 교수(교육대학원)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설상가상’을 꼽으면서 “외부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와 사회적 도덕성 개선 미흡으로 사회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소통의 부재, 성급하고 투명하지 못한 정책 추진 등은 이명박 정부 1년 평가로 수렴된다. 당선 1년을 넘긴 이명박 정부가 받아든 처방전이다. 처방전대로 국정운영을 할 것인지 남은 임기 4년 동안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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