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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학 ‘성공취업’ 키워드
[오피니언] 대학 ‘성공취업’ 키워드
  • 김정권 광운대·교양학부
  • 승인 2008.08.25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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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기인해서인지 취업관련 분야는 매우 호황인 편이다. 취업포탈에서 취업비즈니스까지……각종 취업특강, 취업동아리, 취업카페, 취업관련 책자 등 부지기수, 말 그대로다. 따라서 이제 어떻게 해야 취업에 성공하는가라는 방법론은 일종의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는 것 같다. 나 개인도 올 3월부터 현재까지 심층 상담한 학생이 100명을 넘어 서고 있는 데, 소위 ‘실망실업’적 학생들을 상담한 후, 최근 그들의 남다른 성취를 목격 하면서 나름대로 이 분야의 노하우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있다. 본격적인 하반기 취업시즌을 맞이하면서 그 신뢰 구조에서 포착된 몇 가지 키워드를 다음과 같이 공유하고 싶다.

   첫 번째로 ‘분기점’이란 단어다. 최근 발표된 노동부의 대학졸업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에서는 성공취업이 가능한 시간으로 ‘18개월’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하려면 3학년 2학기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적 개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작년 국내 유수의 사무기제조회사에 취업한 학생의 경우로 보면 시간적 개념은 ‘100일’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자격기준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올 하반기 추세로 본다면 많은 기업들이 성적이나 외국어 점수보다는 문제해결력이나 조직적응력 등 인성관련 부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문제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특히 쉽게 흔들리지 않는 ‘분기점’을 만드는 마음 말이다.

   두 번째로 ‘스토리텔링’이라는 외래어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콘텐츠를 각별히 특성화시키는 개념이다. 그런데 실상 학생들은 희망기업에 자신을 표현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전형에 있어서 이 좋은 무기를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자신의 몇 가지 특징적인 사건을 마치 드라마나 소설처럼 표현하라는 것이다.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자신의 장점을 특별하게 기억시키려면 ‘스토리텔링’이 유효적절하다. 스토리텔링은 자기의 주장만을 강조하는 당위론적 사고이기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서사와 수사라는 방법론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존재론적 성과이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Story가 되어서 그 성과가 기억으로 남아야 한다.

   세 번째로 ‘인재은행’이라는 새로운 교육행정 부서의 명칭이다. 현재 모든 대학들이 취업관련 부서를 두고 있으면서 취업스킬 교육, 취업정보 제공, 인턴십 등을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에 있어서 수요자 중심 교육행정 구현의 구체적인 실례로서 취업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특히 인력수급의 미스매칭이 심한 나라, 즉 1년에 대학생 졸업생 50만 명 중 취업하는 학생은 26만 명, 그 중 또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학생이 6만 명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는 변화해야만 한다. 졸업 전후 인적자원개발(HRD)과 실질 취업을 연계할 수 있는 ‘대학고용사무소(혹은 인재은행)’와 같은 완충의 공간이 필요하다. 향후 대학인재은행은 노동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학의 필수 부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네 번째는 ‘CRM’이라는 일종의 경영혁신 용어이다.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즉 ‘고객관계관리’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각 대학은 학생들의 경력사항을 DB화해 전산관리하면서 취업준비에 이용하고, 향후 취업률 통계 작성에서도 DB관리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DB관리 체계가 잘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학생에 대한 입력이나 관리, 모두 어렵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것에 기반 한 각종 프로그램의 참여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학생의 참여의식이 문제인 것 같지만 이것은 교육행정 서비스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조금 과도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학생을 고객으로 보고, 그 관계까지도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극성이 필요할 것 같다. 여러 교수님들도 학생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 ‘CRM’의 기법은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교수님들의 학생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방법 여하를 막론하고 ‘성공취업’의 제 일번지가 됨은 분명하다.

   그러면 이런 단어들이 요즈음 집중적으로 포착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지극한 경쟁의 한국사회에 있어서도 응용력, 종합력, 판단력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가 말한 ‘기본이 되는 인재’, ‘그만 두지 않는 인재, ‘밥 값 하는 인재’가 바로 ‘분기점을 설정하여 자아실현 하는 학생’,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자기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학생’, ‘대학과 교수님들이 언제 어디서나 각별히 관심 가져 주는 학생’인 것이다. 진로지도나 취업지원 분야는 경향성을 많이 타, 이러한 키워드도 곧 소멸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지극한 경쟁심을 가로질러서 좋은 인재를 찾아내는 그 개념원리는 당분간 ‘Know-why’로서 미망의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권 광운대·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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