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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64% 짊어진 교육 중추 … 그래도 삶은 핍진하다
교양 64% 짊어진 교육 중추 … 그래도 삶은 핍진하다
  • 박상주 김봉억 기자
  • 승인 2008.03.1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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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 강의부담율 및 인원통계

현재 한국에서 시간강사가 담당하는 교양강좌는 전체의 64.3%에 달한다. 전임교수의 교양강의는 5만7천636 강좌, 비전임교수(2만5천381)와 시간강사(7만8천204)는 10만3천585강좌를 소화하고 있다. 강좌 수로 따지면 3개 교양강좌 중 2개는 시간강사가 맡고 있는 셈이다. 전공강좌도 시간강사는 전체의 43.2%를 강의하고 있다. 시간강사가 강의하는 전공강좌는 16만5848 강좌에 이른다. 교양과 전공을 합해 시간강사의 강의 담당률은 49.4%다. 전임교수 학부강좌 수 27만5천885 강좌와 비교해 시간강사는 이에 맞먹는 26만9천433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 상당수 시간강사들이 외국어나 컴퓨터 등 1학점 2시간으로 편성되는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강사 강의시수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한국교육개발원에 시간강사 강의시수 등 처우 관련 통계자료를 의뢰했다. 통계 조사대상은 산업대와 교육대를 포함한 전국 4년제 대학 2007학년도 강좌 수로, 담당교수 직급별로 강좌 수를 구분해 조사했다.
대학원 강의도 시간강사가 메우고 있다. 시간강사는 전체 대학원 전공강좌의 26.7%를 담당하고 있다. 석박사급 대학원생을 위한 핵심교육의 4분의 1을 시간강사가 맡고 있다. 전임교수 대학원 전공강좌는 8만3천149 강좌, 비전임교수(8천851)와 시간강사(2만1천503)는 3만354 강좌를 맡고 있다. 대학원 교양강좌는 전임교수가 1만2천844 강좌, 비전임교수(1,417)와 시간강사(4,459)는 5천875 강좌(31.4%)를 나눠맡고 있다.

2007년 현재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차지하고 있는 수의 비율은 어느 정도 일까. 시간강사 의존도는 개선되고 있을까.
2007년 4월 1일 현재,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대학원대학교 등 전체 고등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시간강사는 9만7천315명. 전임교원은 7만563명으로,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57.9%에 이른다. 4년제 대학은 전임교원 대비 시간강사 비율이 54.0%이고, 전문대학은 이 보다 훨씬 많은 65.8%가 시간강사들이다.


4년제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전임교원보다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8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당시 시간강사와 전임교원 수는 각각 4만여 명으로 절반씩 차지했다. 10년 전인 1988년에는 시간강사 비율이 43.4%였다.
시간강사 수요가 늘어난 것은 지난 1981년 대학졸업정원제가 실시돼 고등교육이 급격히 팽창하면서부터다. 특히 1996년 대학설립준칙주의 도입으로 2005년까지 80개 대학이 신설되면서 시간강사도 급격히 늘게 된다. 교육대학과 산업대를 제외한 4년제 일반대학만 따져보면, 1995년 2만9천여 명(46.4%)이던 시간강사가 2000년에는 4만6천여 명(52.6%)으로 대폭 증가세를 보인다. 시간강사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반해 처우는 열악해 처우개선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게 됐다.

시간강사 의존도는 지난 2003년을 기점으로 이후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2003년 4년제 대학의 시간강사는 6만671명. 전임교원(4만8천473명) 대비 시간강사 비율이 55.6%까지 올랐다. 시간강사 비율이 2004년에는 55.2%, 2005년 54.9%, 2006년 54.0%, 2007년 54.0%로 나타나 증가추세는 멈췄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강의전담교수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대폭 늘어나 교수사회의 비정규직화 현상이 뚜렷해 졌고, 강의경력보다는 연구업적을 강조하는 탓에 전업 시간강사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전문대학은 시간강사 의존도가 4년제 대학보다 더 심각하다. 전문대학은 지난 1992년부터 시간강사 비율이 절반을 넘기 시작했는데 1995년에는 59.8%, 2000년 63.6%, 2005년 65.7%로 꾸준히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65.8%까지 높아졌다.
시간강사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대학이 몰려 있는 수도권 대학들이 시간강사 의존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대전지역이 60.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시간강사 비율을 보였고, 경기 59.1%, 서울 56.5%를 기록했다. 이어 충남도 56.1%로 시간강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전국 평균 54.0%를 웃돌았다. 시간강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지 않는 지역은 울산(30.9%), 강원(43.3%), 제주(46.3%), 대구(46.9%), 전남(48.0%), 광주(48.1%), 경남(49.9%) 지역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를 비롯한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 ‘비전임’ 교원의 수도 전임교원의 두 배 가까이 된다. 2007년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비전임 교원수는 13만4천51명.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무려 4만여 명이 늘어났다. 고등교육기관에서 비전임 교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65.4%다. 4년제 일반대학도 61.9%에 이르고 전문대학은 72.9%를 차지할 정도다.

2006년 현재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편제정원 기준 56.2%, 재학생기준으로는 60.3%다. 여전히 전임교원 확보율은 낮지만, 시간강사 의존도는 높다. 시간강사 문제는 대학교육 정상화는 물론 고등교육의 질 확보와 학문후속세대 양성 차원에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과제다.        

박상주·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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