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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녹색 인공 낙원에선 어떤 일이 있을까
저 녹색 인공 낙원에선 어떤 일이 있을까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7.09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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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진 개인전 ‘Green Home’ 14일까지 서울 노화랑

‘Making paradise’, 162 x 260.6cm, Acrylic on Canvas, 2007.

초록의 매끄러운 표면을 긁어낸 듯한 풀, 실로 기워 넣어 서로 얼기설기 연결시킨 풀밭. 그 위에 블록을 쌓았나 싶더니, 엉뚱하게도 카드놀이에서나 보았던 스페이스나 클로버 기호가 눈에 띈다. 송명진은 이 작품에‘Making Paradise’란 표제를 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파라다이스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작품에 등장하는 녹색의 인공 낙원은 이야기성이 가득 부여된 모습으로 관객의 적극적인 상상을 유도한다.

송명진(34)은 섬세한 그리기의 밀도 있는 작업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경매시장과 화랑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젊은 작가다. 오는 14일까지 노화랑에서는 그의 개인전‘Green Home’이 열린다.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작품에서 보이는 도식화된 자연의 풍경은 인간에 의해 본질을 잃고 사물화된 자연의 현 상황을 반영한다.

화면의 곳곳에는 손가락을 닮은 작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인간의 모든 것을 도구화하고 스스로도 도구화된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아크릴 물감으로 전체 화면을 압도하는 녹색의 미묘한 색채 차이를 구사하면서 가끔씩 등장하는 붉은 색과 화이트의 조합은 선명하면서도 회화적인 화면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평론가 이선영씨는 “그의 작품에서 초록은 단순히 자연의 인상을 운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촉수를 가진 동물이나 잠재 에너지로 가득한 광물 같은 양상으로 변모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배원정 객원기자 wjba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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