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5 (금)
[과학칼럼]대학의 세 번째 과제 ‘과학문화’활동
[과학칼럼]대학의 세 번째 과제 ‘과학문화’활동
  • 교수신문
  • 승인 2007.05.26 2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5년 영국왕립학회는 ‘과학문화활동이 국가경쟁력과 개인의 삶의 질 향상, 의사결정에 주요 요인’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어 1987년 OECD는 과학문화정책을 과학기술정책의 한 부분으로 인식했고, 유럽연합은 제5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EU 차원에서 과학문화활동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진행했다. 유럽 6개국 간의 과학문화사업을 상호비교해서 과학문화활동 매뉴얼을 도출하는 이 보고서 중에서 스웨덴 대학의 역할이 주목을 끌었다.
스웨덴에서 대학의 과학문화활동은 매우 적극적이다. 스웨덴은 1977년 대학법으로 과학문화활동을 ‘세 번째 과제’로 정했다. 세 번째 과제는 교육과 연구 외에 세 번째로 추가되었다는 뜻으로 과학자들이 일반대중에게 자신의 연구결과를 확산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명확한 과제이다. 세 번째 과제는 연구정보를 일반인들이 이용하게 하자는 의도이고 연구기반 지식의 민주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웨덴의 세 번째 과제는 어느 날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다. 대학은 국가기관으로서 교수직 자체를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종’으로 여기며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카데믹한 전통을 보유하고 있었다.
과학문화활동에 ‘지식 사회’라는 아이디어가 부가된다. 지식과 품질이 새로운 국제 환경의 경쟁력에서 더 중요시되고, 지역의 연구교육 중심이 노동력을 지원하고 또 연구 현장에서 산업과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기능이 더 중요해졌다. 전통적으로 대학의 과학문화활동이 연구결과와 연구문화,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을 칭송하는 데 반해 현재 과학문화활동은 연구정보를 개개인의 전문적인 노동과 행정에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스웨덴에서는 고등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이 지역발전의 중요한 엔진으로 인식되고 있다. 1995년 스웨덴이 EU국가의 일원이 되면서 지역 강화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1997년에 스웨덴 대학들의 ‘세 번째 과제’는 대학과 사회의 교류 중에서 특히 산업체와 보다 긴밀히 교류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개정됐다. 교육부의 입장에서 대학과 산업체, 정부, 공공기관, 문화단체 등과의 협력이 명백해 보였다.
스웨덴에서 노벨상 수상 발표가 있기 때문에 과학 칭송은 매년 이루어진다. 스웨덴 과학자들은 노벨상 심사를 하고 수상자들을 발표한다. 12월에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다. 1972년부터 스웨덴 과학저널리즘연합회와 노벨 아카데미는 과학발전과 과학의 사회적 역할을 생생히 보여주고 과학을 문화로 포함시켰다. 한편 대학은 중요한 연구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아레니우스 ‘온실효과’ 논문발표 100주년 같은 행사를 열기도 한다.
대학은 과학과 사회의 인터페이스에서 두 가지 역할을 부여받는다. 과학지식의 생산자이자 생산된 지식을 대중과 소통하는 핵심활동가이다. 대학이 과학문화활동에 참여하는 동기는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청소년들이 자연과학과 공학부분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워서다. 이는 대학의 연구 활동에 간접적인 위협이 된다. 또한 이제까지 과학 분야에서 인력자원으로 활용되지 않았던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학문화활동을 펼치는 나라도 있다. 두 번째는 제한된 예산을 사용한다는 것과 사용되는 예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다.
현대 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날로 증대되면서 과학기술의 영향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점점 보통사람들의 상식이 돼가고 있다.

조향숙 / 한국과학문화재단·물리학



필자는 카이스트에서 ‘(1+1)차원에서 적분가능한 모델의 산란행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다. <상대성이론과 상식의 세계> 등의 번역서가 있다.

□ 1977년 대학법으로 과학문화활동을 ‘세 번째 과제’로 정한 스웨덴. 사진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전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