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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교육 혁신으로 ‘명품대학’ 만든다
과감한 교육 혁신으로 ‘명품대학’ 만든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7.05.14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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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찾아서]영남대학교

영남대는 올해 개교 60돌을 맞았다. 2007년을 ‘제2창학의 원년’으로 삼고 새틀짜기에 분주하다. 화려했던 과거를 털고 새롭게 飛上하는 키워드는 ‘교육 혁신’이다. 3학기제 도입, 대학원생 전원 등록금 45% 장학금 지급, 교비로 연간 1천 명 해외 파견 등 파격적인 교육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영남대형’ 인재 육성의 현장을 찾았다.

최근 잇달아 파격적인 교육혁신 방안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는 대학이 있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영남대. 1백만 평 캠퍼스로 유명한 이 대학이 덩치에 못지않은 과감한 교육 내실화 전략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교 60돌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고 제2 창학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영남대의 오랜 숙원사업인 대강당이 있는 ‘개교60주년 기념관’ 조감도. 연중 입학설명회 개최와 함께 지역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겨울방학 없애고 ‘3학기제’ 최초 도입 = 무엇보다 지금까지 두 학기 체제로 운영됐던 4년제 종합대학의 학사운영체제를 ‘3학기제’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실험이 돋보인다.
영남대는 올해 1학기부터 신소재공학부와 디스플레이화학공학부, 전자정보공학부 등 공대 3개 학부에서 먼저 시범 실시중이다. 2011년까지 이들 3개 학부의 시범 실시 결과를 분석한 후 2012년부터 전면 도입할 방침이다. 상경대도 내년부터 3학기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3학기제는 겨울방학을 없애고 기존 봄·가을학기에 겨울학기를 추가한 제도다. 겨울 계절학기를 확대 운영하는 셈이다. 여름방학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사전에 실시한 학생의견조사 결과, 여름방학에는 해외배낭여행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3학기제는 학기별로 교육과정을 차별화시켜 전공교육과 실무교육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1학기부터 시범 실시하고 있는 3개 학부의 봄·가을학기는 기존 16주에서 15주로 한 주를 줄이고 겨울방학기간에는 8주간의 겨울학기를 운영한다. 봄·가을학기에는 기존처럼 전공이론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겨울학기에는 전공과목 보충교육과 우수학생을 위한 先 수강교육 등 수준별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겨울학기에는 또 수학, 물리, 화학 등 전공기초소양교육과 어학, 전산, 취업 등 실무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빠르면 3년 만에 조기졸업이 가능한데 교육내실을 위해 매학기 평점 평균이 4.0이상(4.5점 만점)인 학생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또, 두 개 이상의 전공을 동시에 이수하는 복수전공제도 충실하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수들도 3학기제에 호응을 보이고 있다. 1년동안 정해진 시수만 맞추면 1~3학기 동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3학기제 도입과 함께 학점등록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봄·가을학기에는 학기등록제를 유지하고 겨울학기에는 학점등록제를 실시할 계획으로 수강학점 만큼만 등록금을 납부하면 된다.
우동기 총장은 “1년에 4개월 정도 방학을 실시하는 현 체제에서는 학문발전을 위한 이론교육과 취업을 위한 실무교육을 조화시키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수업공백을 최소화하는 1년 3학기제의 시행으로 학문형 교육과 실무형 교육의 조화를 꾀할 수 있음은 물론 조기졸업이 활성화돼 결국 학생들은 더욱 더 취업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영남대는 체계적인 교양교육과 실무교육 강화를 위해 올해 1학기부터 기초교육대학과 산학교육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기초교육대학은 기존 교양학부와 올해 신설된 자율전공학부를 관할한다. 산학교육부는 계약학과 등 산학협력 교육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이 뿐 아니다. 대학브랜드를 명품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천마인증제’ 전면 도입도 준비 중이다. 다른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졸업요건을 강화하는 네거티브 시스템과는 달리 포지티브 시스템의 졸업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공·외국어·커뮤니케이션 및 리더십 영역으로 나눠 전공영역별 인증서와 종합인증서를 각각 수여한다는 것이다. 인증등급도 세 가지로 나뉘는데 최상위 평가를 받은 학생에게는 졸업할 때 까지 등록금 전면 면제, 방학 중 1회 단기어학연수경비 일체, 전용시설 및 공간 제공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학과(부)별 인증비율의 향상 정도에 따라 학과(부)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 총장은 “인센티브적 인증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이 많이 투자돼야 하지만 학생 스스로 능력계발의지와 자신감을 북돋우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대학원 살리기’ 신입생 전원 장학금 = 지난 10년 동안 대학원 모집인원의 미달로 붕괴 직전에 놓였던 대학원도 극적으로 살아났다. 영남대의 극약 처방은 ‘신입생 전원 장학금 지급, 국립대 대학원 수준의 등록금, 대학원생 전용기숙사 추가 신축’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지난 2006년 전기모집부터 대학원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의 45%를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지난 2006년 전·후기 대학원 신입생 모집 결과 평균 98.2%를 기록했고, 올해 전기 모집에서만 연간 정원의 96.4%가 지원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석사과정은 5백31명 모집에 5백59명이 지원했다. ‘지원만 하면 합격’이라는 대학원 붕괴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현실에서 상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우 총장은 “대학의 연구력 저하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학문의 위기와 국가경쟁력 고갈을 가져 올 대학원 위기현상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대학의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과감한 대학원 지원정책을 계속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 총장은 이어 “영남대의 성공사례가 전국 대학으로 확산돼 미래두뇌를 육성하는 데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14개 해외캠퍼스 설치, 연간 1천명 파견 = 휴학을 하지 않고도 해외연수나 유학을 다녀올 수 있는 국제화 교육투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영남대는 지난 2005년 7월 미국 사우스폴로리다대와 ‘무형의 해외캠퍼스’ 설치 합의를 시작으로, 2007년 4월 현재 모두 14개 대학(영어권 6개, 중국어권 8개 대학)에 해외캠퍼스를 설치했다. 이들 대학에 올해부터 연간 1천명 이상의 재학생을 교비를 들여 파견한다. 파견 학생에게는 현지 등록금 일체를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영남대에 등록만 하면 비싼 해외 유학비용을 추가로 지불하지 않고 현지 대학의 강의를 듣고 학점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총 8백여 명의 재학생을 해외로 파견했다.
영남대가 개척한 ‘무형의 해외캠퍼스’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으며, 학생들의 외국어 수준별로 다양한 유학프로그램을 마련해 ‘눈높이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8주짜리 단기어학연수에서부터 1개 학기 어학연수, 1개 학기 어학연수+1개 학기 정규강의, 1년 정규강의 등 4개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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