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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북한산 승가사 마애여래좌상
전문가 조사: 북한산 승가사 마애여래좌상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4.18 2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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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인상에 부처의 위엄 더해져

북한산 승가사 마애여래좌상
땅과 한 몸을 이룬 암벽에 조각한 부처의 형상. 바위에 새겨진 불상은 회화적 예술미까지 간직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바뀌는 서산 마애불의 온화하고 인자한 미소. 그 미소에 빠져들어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만사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직접 가서 보지 않는 한 그 감동은 쉽게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서산 마애불에 버금가는 한국 최고의 마애불로는 무엇이 선정됐을까.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북한산 승가사 마애여래좌상을 꼽았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찾아갈 수 있는 구기동에 있다니 더욱 매력적이다.

절의 맨 위 거대한 바위에 커다랗게 새겨진 불상. 남산 너머 남한산성과 관악산의 좌우 풍경을 아우르는 탁 트인 자리에 근엄하면서도 인자한 얼굴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하얀 캔버스 같은 바위 면에 홈을 약간 판 다음 불상을 도드라지게 새겼다. 건장하고 당당한 체구가 두드러진다.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얼굴에는 단정한 미소가 흐른다. 커다란 코와 크고 긴 귀는 이 불상을 단연 돋보이게 한다. 날카로운 눈매 끝은 도회지 사람의 이미지와 닮았는데 거기에 부처의 강력한 위엄까지 가미돼 박력 있는 느낌 마저 준다. 얼굴을 보호하고 있는 머리 위에 올려진 8각형의 모자 또한 이색적이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채 왼쪽 어깨에만 옷을 걸쳐 입고 있으며 왼팔에 새겨진 옷주름에서는 기하학적인 추상성이 엿보인다.

대좌(臺座)에는 화사한 연꽃무늬가 겹으로 묘사돼 이 불상과 조화를 이룬다. 고려 초기의 대표적인 마애불좌상으로 높이 평가되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주목받을 만한 마애불로는 태안 마애삼존불, 광주 교리 마애불, 경주 칠불암 마애삼존불좌상,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불좌상, 경주 삼릉계 마애선각육존상,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좌상 등이 거론됐다.

배원정 기자 wjba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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