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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보다 복지 위한 대기환경 연구 필요"
"오염보다 복지 위한 대기환경 연구 필요"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4.1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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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대기환경 전문가' 김영준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기상청 운동회 날 비가 왔다”는 웃지 못 할 농담이 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가는 데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과연 그럴까.

김영준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환경공학과·사진)는 “기상청의 일기예보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좁은 국토에 70%가 산악지역이고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기상예측이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다.

몇 년 사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기상이변이 잦고 황사가 심각해지는 등 환경문제가 미래 사회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면서 관련 분야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 것이다.

김영준 교수는 20여년 동안 대기환경 분야를 연구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황사위원회와 기후변화연구회 위원으로서 기후정책, 기후변화 감시 등의 분야에 대한 과학자문을 해왔다. 현재 학교 내 환경모니터링신기술연구센터(ERC) 센터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달 23일 기상의 날을 맞아 국가 기상업무에 기여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대기환경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김 교수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력부족’을 꼽았다. “대기과학과가 있는 대학이 국내에 열 개도 안 돼요. 선진국에 비해 연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첨단 관측 장비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는 특히 “환경공학은 다학제적 성격이 강한 종합학문”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기상분야뿐 아니라 환경, 화학, IT 등 인접 학문분야 전문가에게도 문호를 여는 다학제적 접근이 절실하다는 말이다.

‘황사 전문가’이기도 한 김 교수에게 심각한 황사현상에 관해 물었다. 몇 주 전 사상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강타한 터다. “가깝게는 만주, 멀리는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발생한 황사가 우리나라로 날아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3~5일에 불과합니다. 황사는 호흡기 질환, 정밀기계 손상은 물론 중국에서 생성된 오염물질을 같이 이동시켜 국내 오염물질 농도가 증가해 큰 문제입니다.”

최근엔 올 여름 한반도에 ‘최악의 무더위’가 찾아올 거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에어컨 소비량이 급증했다. 결국 “평년 수준일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이 나왔지만, 기상이변이 속출하는데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김 교수는 “최근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보고서에 의하면 인간 활동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과학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오염된 공기에 의한 피해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그동안 투자 순위에서 밀려 있던 게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산업화에 따른 대기오염 피해 경감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차원에서 대기환경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해요.”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기초 교육에서부터 대기환경의 중요성을 부각해야 한다는 말도 거듭 강조했다.

“대기환경 문제는 국경 없는 지역공동체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연구 선진국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자체 역량을 키울 뿐 아니라 우리의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노력도 병행해야죠. 센터에서도 첨단 광학장비를 대기환경 관측에 적용해 통합 대기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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