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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업 아닌 ‘빠른 기업’이 중요한 이유
큰 기업 아닌 ‘빠른 기업’이 중요한 이유
  • 민병운
  • 승인 2024.03.26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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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스타트업 100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민병운 지음 | 학지사비즈 | 304쪽

빠른 기업이 느린 기업 잡아먹는 시대의 도래
스타트업 전문가 116명 인터뷰해 2년간 집필

낯선 일이었다. 한 마케팅 콘퍼런스에서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가 연사로 무대에 섰는데, 갑자기 수많은 청중이 객석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스타트업 대표의 강연이 끝나고 누구나 알 법한 한 대기업 임원이 연사로 무대에 올라왔는데, 객석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우연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최근 콘퍼런스나 세미나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그리고 우리가 쓰고 있는 앱들은 웬만하면 스타트업의 앱들일 테니 말이다.

학교에서도 예전과 다른 진로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것이 어떤지, 혹은 스타트업을 직접 해보는 건 어떤지 하는 고민을 털어놓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의 스타트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에 취직하겠다고 하면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라고 생각됐었는데, 이제는 학생들의 진로에 있어서 꽤나 높은 우선순위에 스타트업이 고려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언론에서도 스타트업들이 얼마의 투자를 받았고, 어떤 스타트업이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수십~수백억 원의 돈을 벌었다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도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한 스타트업 광고들이 포털 사이트·TV·버스·지하철을 도배하듯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이 느껴졌을 때, 그 흐름의 변곡점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 것을 보았다. 바로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잡아먹던 시대는 끝났다, 빠른 기업이 느린 기업을 잡아먹는 시대가 왔다”이다. 그렇다. 이제 대기업과 스타트업으로 기업형태를 나누고, 대기업이 우월한 반면 스타트업이 위험한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사업 기획 방식을 배우려고 하고, 채용과 조직문화를 도입하려고 하며, 스타트업식 가치와 DNA를 이식하려고 노력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모두 스타트업의 빠른 작동 원리가 시대의 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스타트업이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스타트업은 빠른 작동 원리를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스타트업을 작동시키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스타트업 관련 책들은 너무 전문적이거나 조직문화, 투자유치와 같은 특정 분야에 집중돼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특히, 스타트업을 진로의 옵션으로 두고 있는 대학생, 취준생과 같은 학생들에겐 스타트업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전문가, 즉,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 전문가 100명을 인터뷰하기로 했다. 먼저 가까운 지인부터 찾았고, 유명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콜드 메일(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보내 만나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그렇게 인터뷰이들을 섭외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원고를 정리할 때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실리콘밸리·한국·중국·베트남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전문가 116명이 인터뷰에 응해줬다. 실제 인터뷰에 들어간 시간은 100시간이 훌쩍 넘었고, 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수천만 원 이상은 됐을 것이다. 그렇게 수집된 인터뷰 결과들을 한곳에 모아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왜 현재 시점에서 스타트업을 알아야 하는지, 삼성·SK·현대·LG 등에서 최근 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발굴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도입하려고 하는지를 명확하게 짚고 있다. 그리고 스타트업만이 갖추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내 직원, 투자자, 정부, 소비자 관점으로 구분해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한마디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롯한 스타트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입문서’로, ‘한 권으로 읽는 스타트업 책’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스타트업에 취업하려고 하는 취업 준비생,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고려 중인 경력자, 그리고 회사에 스타트업의 가치와 DNA를 이식시키고자 하는 중간 관리자들에게 이 책은 중요한 가이드와 실전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대응하고, 적응하고, 생존하는 데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민병운 
대구가톨릭대 교수·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광고홍보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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