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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부터 개혁개방…‘중국교육’이 한 축이었다
근대화부터 개혁개방…‘중국교육’이 한 축이었다
  • 구자억
  • 승인 2024.02.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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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새로운 중국교육사』 구자억 지음 | 도서출판 신정 | 372쪽

사상과 전문성어 갖춘 인재양성 ‘우홍우전’
패권 국가 발돋움에 중요한 역할 한 교육

필자가 중국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30년쯤 된다. 당시 중국에 유학을 갔다. 그런데 필자가 유학했던 시기는 중국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에 따라 시장경제를 막 도입한 혼란한 시기였다. 모든 학문분야 서적을 보아도 마르크스, 레닌 사상 그리고 마오쩌둥 사상으로 도배돼 있었다. 당연히 공부하는 유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된 관련 서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우홍우전(又紅又專)’이다. 당시 ‘우홍우전’은 중국교육을 이끄는 이념이자 평형추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홍우전’에서 ‘홍(紅)’은 사상을 의미하며, ‘전(專)’은 전문성을 의미한다. 즉 ‘홍’도 있고, ‘전’도 있는 인재양성이 중국교육의 핵심사상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기에 따라 홍을 중시하는 시기도 있었고, 전을 중시하는 시기도 있었다. 여기서 든 한 가지 의문은 이런 ‘우홍우전’이 과거에도 존재했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의문은 중국교육의 역사를 탐구하도록 했고, 결국 중국교육사 집필의 단초가 됐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자주 접한다. 또한 『삼국지』 등 중국 역사를 다룬 책을 읽음으로써 중국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해 온 중국역사를 기원전부터 생각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우선 중국이 오래전부터 문명이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선진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청말에 이르러 글로벌 사회 발전 상황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결과 약 100년간 잠자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게 된다.   

이 책의 특징은 중국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중국교육의 발전과정을 중국정치와 사회체제와의 관련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교육은 탄생 초기부터 귀족 자제 중심으로 문호가 열려 있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서민에게까지 문호가 넓어지기는 했지만 교육은 전적으로 통치계급의 통치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교육을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아울러 정치적 측면에서도 교육은 통치 세력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활용됐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중국은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데 교육이 활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자료와 관점을 통해 이런 사실을 분석해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18개 장으로 나눠 중국교육의 역사를 다뤘다. 우선 원시 시기의 교육은 원시사회와 하·상·서주 시대를 다뤘다. 원시 사회 교육의 특징은 생활 경험의 교육 내용화, 교육 활동의 생산활동 중 시행, 교육 목적의 일치, 교육의 평등성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원시 사회를 넘어 국가형태를 띠면서 소수 귀족 자제들만이 학교 교육을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다. 

고대 시기의 교육은 다양한 학교와 봉건교육제도가 수립되면서 정형화된 교육이 만들어진 시기였다. 학교, 서원, 과거제 등이 탄생했다. 다만, 팔고제를 중심으로 한 과거 제도는 학교 제도의 피폐를 불러오기도 했다. 근대 시기의 교육은 ‘아편 전쟁’이 그 출발이 된다. 1840년의 아편 전쟁 이후 중국은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이에 맞추어 국가자강을 도모하려는 사조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바로 양무교육, 유신교육 사조이다. 그러면서 신해혁명에서 중화민국까지 중국 사회와 중국교육이 근대화를 향한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 

마지막으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중국에 공산정권이 도입된 시기이다. 교육도 이에 맞춰 공산주의·사회주의 인재양성으로 변화를 도모한 시기이다. 1980년대 이후에는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도입, 중국식 사회주의 도입 등을 통해 중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단시일 내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이제는 패권 국가로서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다. 이렇게 발전을 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러나 발전의 동력 속에 교육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어떤 교육을 실시했는가는 논외로 치자.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특별히 덩샤오핑의 교육관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 중국사에서 덩샤오핑이라는 한 인물이 가진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자억
서경대 부총장·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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