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는 영국 성공회 가톨릭 신앙을 가진 T. S. 엘리엇 문학의 영향을 받았나?
엘리엇의 여인들에 대한 양심과 종교적 죄의식은 어떠했나?
엘리엇이 작품 속에서 감추고 싶었던 비밀은?

엘리엇 문학은 한 가지 관점에서만 볼 수 없는 프리즘의 다면인 동서양 철학과 종교를 가진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의 위대함을 가진다. 엘리엇은 조상의 종교였던 유니테리언에서 영국 성공회 가톨릭으로 개종하였고, 1928년 자신은 “영국 성공회 가톨릭”이라고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엘리엇은 정통 기독교의 범주에서 벗어나 원죄와 삼위일체를 거부하는 유니테리언 종교에서 영국 성공회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그가 개종한 종교는 로마 가톨릭의 교리나 신앙에 가깝다.

영국 성공회 가톨릭의 의식이나 제식은 로마 가톨릭의 전통을 계승하며, 엘리엇의 시나 시극에는 원죄와 죄의식 그리고 삼위일체의 신앙과 교리가 표현된다. 

기독교는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 모두를 포함하기에, 엘리엇을 기독교와 연관해서 연구한다면 포괄적인 기독교라는 용어를 쓰기보다는 구분해서 써야 한다. 중세 시대가 신구 간 전쟁의 역사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엘리엇의 문학을 연구한다면, 기독교보다는 로마 가톨릭과 의식, 제식이 가장 가까운 영국 성공회 가톨릭의 관점이라고 구분 지어 연구해야 한다. 엘리엇이 개종 후에 쓴 작품은 영국 성공회 가톨릭의 관점에서 해석해야만 그 메시지가 이해된다고 할 수 있다.

로마 가톨릭에 가까운 정체성을 영국 성공회 가톨릭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엘리엇의 종교를 연구할 때, 엘리엇의 네 사중주(Four Quartets)와 후반기 시극은 그 메시지가 분명히 이해된다.

시대가 변해도 필요한 것은 인문학의 향기이며 도덕과 죄의식의 회복은 이 시대에 시급하다. 4차 산업과 AI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엘리엇 문학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과 신앙 그리고 죄의식을 느끼는 양심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저자는 인문학자로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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